지금처럼 포탈사이트가 활성화 되기전에 한국을 떠나와서 포탈에서 뉴스를 보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 소식이 궁금할때면 조선일보에 접속해서 첫페이지 제목을 주욱 훓어 보곤 합니다. 대한민국 1등 신문이라는 조선일보의 자화자찬을 그대로 믿지는 않지만 기자들의 질을 떠나서 숫자만은 1등이 맞는 것 같습니다. 매일 올라오는 기사의 다양함을 다른 신문들은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더군요.
가끔 고도의 낚시성 제목에 낚여 기사를 클릭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왠만큼 노하우가 생겨 입질만 할 뿐 쉽게 낚이진 않습니다. 실제 기사 제목과 다른 메인 페이지의 자극적인 제목, 선정적인 낚시성 기사에 많이 낚이다 보니 저도 단련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퇴근후 조선일보에 들어갈 요량으로 주소입력창에 "조선일보"라고 친다는게 무심코 구글 툴바 검색창에 조선일보라고 쳐 넣은 모양입니다. 제대로 파이어폭스 주소창에 "조선일보"라고 쳐 넣은 건 맞는데 오늘은 조선일보 메인 페이지가 뜨는게 아니고 구글 검색 결과가 뜨더군요.
(참고: 파이어폭스에서는 구글과 연동되서 주소입력창에 한글로 사이트 제목만 쳐 넣으면 구글 "운 좋은 예감"처럼 바로 그 사이트에 접속되는 것이 꽤 편리해서 자주 이용합니다.)
그런데 구글은 조선일보가 해로운 사이트 일 수 있다고 하는군요. 제 생각엔 "이 사이트는 가치관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는게 더 옳은 표현 같지만 뭐 구글은 그렇게 생각한다니 말리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예전 유니텔과 오마이뉴스가 외부에서 크랙킹당하고 stopbadware.org에 유해사이트로 분류되서 한동안 구글 검색에서 차단돼 있다가 조치를 취하고 나서야 풀렸는데 조선일보도 게시판에 악성 코드가 심어져 있어서 차단 되었다가 풀린 후 다시 무슨 문제로 막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려고 검색했다가 재미있는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원래는 "구글(이) 조선일보(를) (왜)차단(했을까?)" 가 검색의 목적이었는데 뜸금없이 조선일보에 구글이 한글로는 필터링 서비스를 하지 않아 음란물을 여과없이 보여준다고 "고발"하는 기사가 보입니다.
왠만하면 이 검색 결과를 보지 말고 다른 결과를 보라는 구글의 다소 건방진 충고를 무시하고 주소를 긁어 직접 접속하고 나서야 기사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기자는 자신이 직접 "야둥"이라는 검색어로 검색을 해 보았더니 구글 검색의 100개 결과 중에 17개의 사이트가 "야둥"을 볼 수 있는 사이트였다면서 자신의 검색한 결과를 기사에 증거 사진으로 첨부해 놓았더군요. 기자의 주장대로 첫 100개의 검색 결과중에 야등을 볼 수 있는 사이트가 17개라면 히트율이 17%나 되는거군요. 이 말이 사실이라면 구글을 "야둥 전용 검색 엔진"이라 불러도 될 것 같습니다.
From: http://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5/10/2007051000834.html
그런데 자료 사진을 가만히 보니 검색어는 "야둥"이 아니고 "보루노"였습니다.
실수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기자가 재미있는 "보루노"를 찾아 다니다가 들키자 취재를 핑게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쓴 기사가 아닐까하는 말도 안되는 억측을 해 봅니다.
하긴 요즘 P2P에 차고 넘치는 것이 이런 자료인데 조금만 인터넷을 안다면 초등학생도 구글에서 야한 자료를 찾고 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직접 이런 검색어로 검색을 해보면 대부분의 검색 결과가 스포츠 신문을 비롯한 조선,중앙,동아 일보와 같은 언론사에서 작성한 기사들이거나 자료 사진인 점은 기자도 분명 검색을 하면서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자신들이 취재의 근거 자료라며 "유해한 사진"을 포함한 기사를 생산해 놓고는 이런 기사를 쓴 걸 보면, 남 탓할 입장이 아닌 것 같은데 용감한 건지 뻔뻔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어린 학생들이 "뼈도 여물지 않은 나이"에 야등을 접할 것을 걱정한다면 차라리 P2P업체를 고발하는 기사가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기사는 처음부터 의도를 가지고 쓴 기사라는 추측이 들었습니다. 더구나 구글 검색 결과 페이지 오른쪽 상단에 찍혀야 하는 전체 검색 갯수가 지워진 것은 구글의 야등 검색률을 높은 것처럼 보이기 위한 의도적인 조작이라는 생각이 들어,막연했던 심증을 확신으로 굳어집니다.
'대한민국 1등 신문사인 우리 신문사를 감히 검색에서 차단하다니' 하며 분기탱천해서 구글에게 눈을 흘겨보는 조선일보...하지만 기사 말미에 달려 있는 구글 애드센스는...조선일보와 구글과의 역학 관계를 보여 주는 듯해 왠지 처량한 생각을 들게 합니다.
역시 조선일보는 한국에서만 1등인가 봅니다.(그런데 조선일보도 수익금을 수표로 받을까요? 글을 손보다가 갑자기 궁금해 집니다.)
외국에서 접속하면 애드센스 광고 풀이 얼마 되지 않는지 클릭해 주고 싶어도 구미가 당기는 광고가 별로 없습니다.
참고:
조선일보 기자가 거론한 구글의 Safe Search Filtering은 이제 한글 검색에도 적용이 되서 불건전한 검색어를 걸려내고 있습니다.
불건전한 검색어를 필터링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글도 허접한지 파이어폭스 첫 검색 페이지나 구글 툴바에서 검색하면 필터링 없이 다 보여 줍니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건 조선일보나 구글이나 오십보 백보인 것 같습니다.
툴바에서는 지금도 필터링 없이 검색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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