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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미국 눈사람은 8등신? 며칠째 스산한 날이 계속 되더니 드디어 어제 저녁에는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겨울에 눈이 오는 것이 뭐 특별할까 싶지만 겨울이 있는 둥 마는 둥 짧게 지나가는 텍사스 남부에서 눈을 본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올 3월에도 잠깐 눈이 내리긴 했지만 (2008/03/09 - 텍사스에 내리는 눈) 땅에 닿자마자 녹아 버려 눈이 왔다고 이야기 하기가 민망할 정도였는데 어제 내린 눈은 나뭇가지와 잔디밭에 제법 쌓인 것이, 예전 한국에서 보던 눈 내리던 날의 정취가 약간은 느껴지는, 제대로 된 눈이었습니다. 물론 한국 기준으로는 내리다 만 눈이겠지만 텍사스 기준으로 그렇다는 말입니다. 뉴스를 들으니 이 지역에 1인치(2.54cm)이상의 눈이 내린 것이 1973년 이후에 처음이라고 하니 35년만에.. 더보기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 예전 우리 동네 명물 쓰레기 차라는 포스팅에서 제 사무실 앞에 주차하는, 쓰레기로 가득찬 자동차를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해마다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정기 검사까지 가뿐히 통과해서 멀쩡하게 출퇴근용으로 쓰이고 있는걸 보면 운행엔 지장이 없는 것 같지만 누구라도 직접 안을 들여다본다면 켜켜이 쌓인 엄청난 쓰레기에 입이 다물어 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휴스톤(Houston)엔 이 차의 주인을 가뿐히 눌러 줄 수 있는 더한 사람이 살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제 사무실앞 주차된 차의 주인은 자신의 자동차를 쓰레기로 채웠지만 이번에는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를 쓰레기로 가득 채운 사람이 있습니다. 몇달째 밀린 월세를 내지도 않고 퇴거명령서를 붙여 놓아도 연락 두절인 세입자의 아파트를 기다리다 못해.. 더보기
미국 텍사스에도 경찰 사칭 전화 사기 출현 얼마전 한국에서 기승을 부린다는 각종 보이스 피싱(전화 사기) 피해 소식을 접하면서 '살기 어려우니 참 별의 별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텍사스 휴스턴에 살고 계신 한 교민도 미국판 보이스 피싱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보니 이제 한국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전화 사기도 당당히 신종 범죄의 한 종류로 등극(?)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5월 31일 오후, 한인 도매상점이 밀집된 휴스턴의 하윈(Harwin)의 교포가 운영하는 한 업소에 교도소라며 한통의 수신자 부담 전화(Collect call)가 걸려옵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어떤 불미스런 사건과 그 한인 업소가 연관이 있다고 해서 교포분을 당황하게 한 후 자신의 컴퓨터에 문제가 있어서 당장은 사건 파일을 찾을 수 없으니 담당 형사.. 더보기
자동차 10년 타기 운동 과연 해야 하나? 세줄 요약 (바쁘시지 않다면 조금 길기는 하지만 전체를 다 읽으시길 권합니다.) ================================================================================================================== 1. 텍사스에서는 오존 농도를 낮추기 위해 10년 이상된 노후 차량 교체에 350만원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 서울의 대기 오염의 주된 원인은 자동차 배기 가스입니다. 3. 오래된 차량의 배기가스 저감 대책이 없는 자동차 10년 타기 운동은 대기 오염을 부추길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만 둬야 합니다. =========================================================.. 더보기
휴스턴 한인회장의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캠페인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떠들썩한 가운데 텍사스 휴스턴 한인회 회장 명의로 "우리가 먹고 있는 미 쇠고기 안전성 국내 가족 친인척에게 알리기"라는 제목의 캠페인이 한인 신문에 실렸습니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번 쇠고기 협상을 반미 운동의 기회로 삼으려하는 세력이 유포한 유언비어와 선동에 휩쓸려, 판단력이 부족한 중고등학생들까지 길거리로 나서는 것이 안타까와 한국에 있는 친인척에게 미국 쇠고기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미국 쇠고기는 미국사람은 물론 200만 재미 한인들, 수많은 관광객이 먹고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미국 농무부에서도 안전하다고 이야기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이번 일은 불순세력이 제2의 미선이,효선이 서건으로 발전시키려고 선동하는데, 이것은 한미관계와 재미교포, F.. 더보기
김치와 함께 하는 텍사스식 바베큐 비법을 공개합니다. * 이 글, 언제나 그렇듯이 무척 깁니다. 사실 사진빼면 글은 얼마 되지 않지만 스크롤바의 압박으로 닫아 버리시는 분들을 위해 앞으로 3줄 요약을 첨부합니다. 이 포스트의 3줄 요약 ============================================================================== 1. 숯에 불을 붙이고 재로 덮일때까지 충분히 기다린다. 2. 고기를 자주 뒤집지 말고 정해진 시간까지 기다린다. 3. 바베큐식 스테이크에 김치를 곁들이면 최고의 맛이 난다. ============================================================================== 이제 텍사스는 봄 기운이 완연합니다. 야외에서 화창한 날씨를 즐기기에 좋.. 더보기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미국 토네이도(Tornado)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불법 비디오를 근절합시다.토네이도도 근절합시다) 지금까지 텍사스에 살면서 직접 토네이도를 볼 기회는 딱 한번 있었습니다. 가족들과 허허벌판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를 달리다 1km정도 떨어진 들판에서 엄청난 먼지 기둥이 땅에서 하늘까지 맞닿아 있는 것을 보았을 때, 대담하게 내려서 사진을 찍기보다는 얼른 그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는 소심한 생각에 사로잡혀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쫓기는 것처럼 자리를 피했던 적이 있습니다. 지나고 생각하면 평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토네이도와의 만남을 그런 식으로 허무하게 외면해 버린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다시 마주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도 오래 살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토네이도와 같은 회오리 바람의 규모가 얼마되지 않아 잘 실감이 .. 더보기
비오는 텍사스 아직 비가 많은 겨울이 온 것도 아닌데 하루 종일 내내 하늘이 무거웠습니다. 머리 위로 드리운 구름이 당장이라도 비를 뿌릴 것처럼 그렇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매일 같이 해질녘, 하루 결산 모임을 하는 까마귀떼들도 우울한 하늘이 싫었는지 오늘은 일찍 자리를 떠나 갑니다. "비 온단다 집에 가자~" 아무래도 큰 비가 올 것 같습니다. 드디어 해가 지고 세찬 비가 옵니다. 낮 동안 낮게 무겁게 드리웠던 그 하늘이 모두 쏟아져 내리는 것 같습니다. 비에 젖은 세상은 평소 보던 그 풍경이 아닙니다. 축축하게 물에 젖은 세상이 덜 마른 유화처럼 끈적 거리며 흘러 내립니다. 어둠 마저도 적시는 빗 속에서 신호등이 새빨간 눈을 빛내며 물끄러미 쳐다봅니다. 빨간불을 줄까? 파란불을 줄까? 갑자기 무서워 집니다. 비는 세.. 더보기
텍사스에 오시면 발밑을 조심하세요. 사진은 남부 텍사스에선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목장 풍경입니다. 드넓은 대지 위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나 말을 바라보다 보면 그 태평한 신세가 부러워 질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자세히 보면 풀밭 군데 군데에 불룩히 솓아 오른 예사롭지 않은 흙더미들이 보입니다. 집앞 잔디밭에도 같은 모양으로 솓아 오른 흙더미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만약 이 정체 모를 흙더미를 그냥 발로 툭툭 밟아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바로 이렇게 선전포고도 없이 즉각적인 개미들의 격렬한 기습 공격을 받게 됩니다. 이 개미들은 예전 초등학교 국어책에 나오던,사냥꾼의 발을 물어 자신을 구해 주었던 비둘기를 구하는, 은혜를 아는 선량한 개미들이 아닙니다. 이것들은 얼굴 생긴 모습에서도 포악함이 물씬 풍기는 수.. 더보기
텍사스의 가을 아직 한낮은 햇살이 부담스러운 90`F(섭씨 32`C) 정도의 기온이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한 것이 한 여름의 뜨거운 열기는 이제 사그라 진 것 같습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이 기세등등하던 텍사스의 여름도 시간 앞에서는 속절없이 가을을 향하고 있습니다. 유난히 올 여름은 비가 잦았지만 다행히 허리케인은 오지 않았습니다. 오랫만에 뽀얗게 낀 아침 안개를 보고 있자니 공연히 감상적인 기분이 듭니다. 새벽 안개를 맞고 다니던, 한국에서 학교 다니던 시절도 생각이 납니다. 이제 마무리를 할때가 되었다는 생각에 공연히 마음이 급해 집니다. 몇번의 봄,여름을 지나며 긴 시간동안 준비했던 일의 마지막을 정리해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화분의 장미꽃처럼 비록 작더라도 예쁜 꽃을 피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더보기
미국과 다른 한국 스타벅스 사이즈 오늘은 스타벅스 커피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언제나처럼 시작은 하지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끝맺음을 할지는 포스팅을 다 써봐야 알 것 같습니다. 스타벅스 커피를 처음 마셔본 것이 아마 2001년 초봄 여의도 서울증권 1층에 있던 '위스키 바'처럼 꾸며진 이름도 생소한 녹색 간판의 STARBUCKS에서 산 그랑데(Grande) 카페라떼(Caffe Latte)였던 것 같습니다. 초봄의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몇 시간에 걸쳐 여의도 광장을 걸으며 마셨는데 왜 그리 양이 많던지, 태어나서 한번에 그렇게 많은 커피를 한번에 마셔본 건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1999년 이대앞에 1호점 개점하면서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한 스타벅스는 지난 3월 200번째 점포를 열면서 미국(2007년 3월 9401곳), 캐나.. 더보기
나무로 만든 롤러코스터를 타 보시겠습니까? 어릴적 청룡열차라 부르던 롤러코스터는 타는 것도 공포스럽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무섭습니다. 철커덕철커덕 느리게 정상을 향해 올라가던 열차가 갑자기 수직으로 곤두박칠 치듯 떨어지면 심장은 그대로 얼어 붙는 듯 합니다. 이런 스릴이 좋아 롤러코스터를 즐기는 광(狂)팬이 있지만 한번 타고 나면 다리가 후둘후둘 떨리고 머리가 어질 어질 빙빙 돌기 때문에 생사가 걸린 경우가 아니라면 다시는 타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동영상은 얼마전 Kemah라는 곳에서 찍은 롤러코스터입니다. 이 곳은 Texas Houston에서 I-45 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40여분을 달리면 갈 수 있는 작은 바닷가 마을입니다. 전체 인구는 2300명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도시지만 바닷가에 Boardwalk이라는 일종의 유원지와 보.. 더보기
태극기를 그릴 줄 아시나요? 외국에 나와 살다보니 태극기를 볼 일이 많지 않습니다. 몇년 전 Washington DC의 대사관 길을 걷다가 펄럭이는 태극기를 발견하고는 얼마나 반갑던지 "외국에 나오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태극기가 그리기는 좀 어렵게 느껴집니다. 보기는 많이 보았지만 국민학교 아니 초등학교때 숙제로 한번 그려본 것 말고는 지금까지 한번도 그려 본 적이 없는 것 같으니 기억만으로 그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것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그동안 여기 저기서 주워 들은 것을 종합해서 나름대로 대강 그리는 요령은 알고 있지만 정확한 규격은 보지 않고는 모르겠습니다. 건곤이감(乾坤離坎) 사괘를 왼쪽부터 위, 아래로 갯수 따라 3456으로 외우고(건(3), 이(4), 감(5.. 더보기
이 글은 낚시글입니다. Galveston은 텍사스 동남부쪽의 멕시코만(Gulf of Mexico)에 접하고 있는 길다란 섬입니다. 1900년도에 Great Storm이 와서 섬을 싹 쓸어버리기 전까지는 텍사스의 경제, 정치의 중심이었으나 최고 풍속 135 mph(216km/h)의 강풍을 동반한 허리캐인으로 8만에서 12만명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죽거나 실종된 이후로 육지인 휴스턴(Houston)으로 중요 산업 시설들이 모두 옮겨가 버려서 쇠퇴하게 됩니다. 지금은 예전 번창했던 시절이 남긴 고풍스런 건물들과 해변으로 벌어 들이는 관광수입으로 먹고 사는 관광 도시가 되어 버렸습니다. 휴스턴 인근에 사는 사람들은 낚시를 하러 많이 갑니다. 해수욕하기엔 한국 서해 바다보다도 더 탁한 물빛 때문에 꺼려지지만 미국 사람들은 별로 아랑곳하.. 더보기
Texas 시골에 숨겨진 배트카를 발견하다. 다크맨님의 에서 배트모빌 파괴된다.를 읽다가 예전에 찍어 두었던 사진이 생각나서 올립니다. 텍사스 Bastrop에서 Austin으로 가는 SH 21 어디쯤 시골에 서 있던 배트카(Batcar)입니다. 멀리서도 선명하게 보이는 노란 불빛속의 배트맨(Batman) 마크를 보면, 이곳이 배트맨 비긴스에서 젋은 배트맨에게 자리를 내주고 은퇴한 배트맨이 노후를 보내고 있는 곳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옆에 있는 증기기관처럼 생긴 커다란 쉿덩이는 뭣에 쓰는지 도무지 감이 안 오는 기계입니다. 아마도 고담시에서 이사올때 챙겨온 무슨 발전기 비스무리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From: http://www.adminpick.com/category/gadgets/cars/ 배트맨이 한참 잘 나갈때 로빈과 함께 출동하는 .. 더보기
무개념 옆집 미국 대학생들 버지니아 공대 참사가 발생한지 며칠이 지나고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희생당한 고인들을 기리는 이야기들도 나오고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에 대한 논의도 시작되는 걸 보면 미국 사회가 그 충격적인 사건에서 어느 정도는 이성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놀란 제 마음 또한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는 분이 자기집 발코니에 나갔다가 들었다는 옆집 미국 대학생들이 나누던 대화는 역시 어느 사회나 덜 떨어진 녀석들이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해 줍니다.특히 이곳 Texas가 엄청나게 넓다보니 정말 두매산골, 시골 농장에서 20년 가까이 살면서 -외국인이라고는 만나 본 적도,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자기들만의 시각에 사로잡혀 다른 가치관에 대해서.. 더보기
유학생에 대한 편견도... 이건 너무 하십니다. 어제 이 동네에서 교통사고로 유학생 2명이 사망하고 2명은 크게 다치는, 비극적인 사고가 있었다. 거주 한인의 대부분이 유학생들과 그 가족들로 구성된 이곳은 뜻밖의 비보에 모두들 침통한 마음으로 내 일처럼 슬퍼하고 있다. 더구나 개인적으로 그 네명 모두 매일 얼굴을 마주보던 같은 과 사람들이라 더 허탈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다. 이 소식이 한국에도 전해 졌는지 같은 과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한국에서 안부를 묻는 전화가 숱하게 걸려온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인간의 죽음을 전해 듣고도 굳이 망자들을 박사과정이라고 써야 하느냐고 문제 삼는다. 과연 그런 사람들에게 인간의 생명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죽음 앞에선 정치도, 이념도 일단은 숙연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