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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글 Lv. 3

블로거 망년회 합니다.


이제 2007년도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연말이 되면 많은 분들이 망년회(亡年會 ?)라는 명목으로 이런 저런 모임에 참석해서 지난 한해를 돌이켜보며 되새기는 기회를 갖기 보다는 먹고 마시는 음주가무의 유익한(?) 시간을 갖게 됩니다. 블로그도 한해의 마지막 자락에 온 이 시점에서 한해를 정리해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 같은 것이 들어 이 블로그에서는 음주가무는 빼고 지난 한해를 되돌아 보는 무익한(?) 기회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지난 1월 신청후 지리한 기다림 끝에 Tistory에서 블로그를 분양받아 "Trivial thoughts of Ikarus"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열고 1월 29일 첫 글을 올리면서 시작한 블로깅은, 그때만 해도 블로깅에 대한 확실한 이해도, 목표도 없었습니다. 그저 블로그도 그전까지 10여년을 운영하던 개인 홈페이지의 연장으로 보고, 개인적인 상념이나 찍은 사진을 올리려는 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시작하고 얼마 안 되 글 아래에 덩그라니 있는 트랙백이란 것이 도대체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혼자 고민하며 상상하던 기억은 지금도 혼자 웃음 짓게 합니다.

하지만 메타 블로그에 올라오는 다른 블로거들의 글을 읽으며 트랙백과 댓글을 주고 받는 경험을 쌓아가며 블로그는 혼자 끄적이던 개인 홈페이지와는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전에 운영하던 개인 홈페이지가 패쇄회로 TV라면 블로그는 공중파 TV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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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별 Page View (일 3000번 이상 page view는 제외 ? 그래프 모양이 안 나옵니다.)


그렇게 블로깅에 재미를 들여 나갈 즈음 다음 블로거뉴스가 생기고 얼마 안 되 송고한 '상상력 고갈'..속편으로 먹고사는 할리우드(5월 28일) 라는 포스팅이 2만3천5백여명이란 엄청난 방문자를 태풍처럼 몰고 오면서 블로깅에 푹 빠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현실 생활에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한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은, 2만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이 환상같은 기회는, 더구나 그 주의 베스트블로거뉴스에 선정되어 일금 10만원이란 금전적인 보상까지 주었기 때문에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처럼 제 블로깅 운명의 지침을 단번에 돌려 놓았습니다.

그 후 또 나무로 만든 롤러코스터를 타 보시겠습니까?(9월 25일) 역시 1만명이 넘는 방문자를 불러 왔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내 글을 보여줄 수 있다는 즐거움만으로 만족하기에는2% 부족한 듯한 아쉬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때까지 올린 포스트들이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기 어려운 내용이어서 그런지 2만 3천명이 넘게 읽고 간 포스팅에 단 하나의 댓글도 달리지 않고 1만명이 읽은 포스트에 28개의 댓글만이 달리는 기현상(?)은 방문객들의 댓글에 대한 목마름을 더욱 깊게 만 했습니다.

이전까지의 블로깅이 방문자 수를 염두에 둔 양적인 성장에 치중했다면 이제부터는 방문자와 "소통"하는 내적인 성장을 이루고 싶은 새로운 욕심이 생겼습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는 하지만 블로그에 우물을 팔 수는 없었고 다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포스팅이 되도록 포스팅의 방향을 조금 수정했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댓글이라도 더 받아 보려는 욕심에 댓글창에 꼼지락거리는 벌레를 풀어서 방문객의 클릭을 유도하는 얇팍한 잔꾀도 함께 구사했습니다.


이 댓글에 대한 열망은 텍사스에 오시면 발밑을 조심하세요(10월 18일)가 9만7백여 방문객이란, 제 블로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을때 163개의 댓글 또한 (물론 절반은 제가 단 답글입니다.) 함께 남길 수 있어서 무엇보다도 기뻤습니다. 또 댓글을 통해 아드레날린과 아트로핀을 혼동한 저의 무지를 깨닫는 기회가 되었고, 이를 통해 댓글이 가진 양방향 소통의 매력이 '블로깅의 핵심 매력이다'라고 감히 단언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천원샵에서 발견한 미국의 굴욕(?)(11/28), 미국에선 자신도 모르게 '나쁜 이웃'이 될 수 있습니다.(12/09)이 다음 블로거 뉴스와 다음 메인에 뜨면서 각각 5만 오천, 7만 천명이라는 엄청난 방문객을 몰고 왔고 이 방문객들과 댓글을 통한 의견 교환에서 많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와 다른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블로깅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블로그를 향한 얘정을 더욱 깊게 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 블로거 뉴스가 아니더라도 소통이라는 블로깅의 덕목은 이제 많이 누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올블로그를 통해 방문해 주시는 분들이 남겨 주시는 댓글은 하나 하나가 모두 도움이 되고 자극이 됩니다. 다음 블로거 뉴스가 폭풍같은 방문객을 몰아 준다면 올블로그는 제 글을 꼼꼼히 읽는 소수 정예의 방문객들을 이끌어 준다고나 할까요?

하나 둘 포스트가 쌓여가면서 지난 포스트에도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검색을 통해 들어오시는 분들도 많아져서 이 또한 재미있습니다. 이제는 방문자수나 댓글에 대한 욕심을 다스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이 블로그를 찾아 오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과 일상 생활에서 느끼는 단상들을 자유롭게 포스팅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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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들어 제 블로깅의 시즌 2를 시작한다고 거창하게 포스트하고(제 블로깅의 시즌2가 시작됐습니다.) 외형적으로 변화한 것 이라고는 겨우 애드센스 하나 단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애드센스를 달지 않겠다고 한 스스로의 다짐을 꺾은 것이었기 때문에 내적으로는 의미있는 변화였습니다. 그동안 어설프지만 어느 정도 블로그의 방향도 찾은 것 같았고 애드센스를 단다고 해서 블로깅의 재미를 희생시키며 수익에 매달리지 않을 자신도 생긴 것 같아서 애드센스를 달았습니다.

두달이 다 되가는 지금 그 결과는...애드센스를 통한 수익이 너무 미미해서 광고를 달기 전에 풍문으로 들려오는 애드센스의 위세(?)에 지레 겁먹은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차니스트님께서 애드센스 광고단위를 수익이 많이 나는 큰 박스로 바꿔 보라는 고마운 조언도 해 주셨지만 1단 스킨을 쓰는 제 블로그 특성상 큰 박스 광고는 어색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본문 내에 광고를 다는 것이 수익이 제일 좋다고 하지만 사진과 그림을 많이 쓰는 제 포스팅 특성상 그런 광고배치는 가독성을 해칠 것 같아 고려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구글이 제시한 최적화 방법을 충실히 구현해서, 글 허리를 댕강 자르고 광고를 넣은 어떤 블로그의 글을 읽을때면 갑자기 도깨비처럼 툭 튀어나온 중간 광고를 마주치고 혼란스러워져서 집중할 수 없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걸 보면 많이들 이야기하는 "최적화"라는 것이 광고 수입만을 위한 최적화지 가독성을 고려한 최적화는 아닌 듯 합니다.

포스트를 읽기 불편하게 만들면서까지 광고를 달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지금처럼 애드센스 최적화와는 거리가 먼 광고 배치가 되어 버렸고 수익은 기대할 수 없는 낮은 수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동전엔 양면이 있듯이 광고 수익이 이렇게 낮으니까 오히려 여기에 신경쓰지 않고 블로깅 할 수 있는 여유를 얻을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처음 수익에 눈 멀어 이슈만 쫒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은 결과적으로 낮은 수익으로 인해 쓸데없는 기우가 되어 버렸습니다.

블로깅을 하면서 얻은 재미는 댓글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1년 가까이 블로깅을 하다보니 지속적으로 방문해 주시는 고마운 분들을, 비록 인터넷 공간에서지만, 알게 되었고 그 분들과 댓글과 트랙백으로 교류할 수 있는 고마운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저의 모자란 생각을 지적해 주시기도 하고 맞장구도 쳐주시고 제가 몰랐던 새로운 이야기로 저의 생각을 넓혀 주신 이 분들이 어쩌면 올해 제가 블로깅을 하면서 얻었던 가장 값진 소득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새해에는 개인적으로 바쁜 일이 맍아 블로그에 투자할 시간이 올 해보다 줄어 들겠지만 그래도 올해 맛보았던 짜릿한 재미를 포기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알뜰하게 시간 관리를 해서 블로깅할 시간을 찾아 봐야겠습니다.

올 한해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시고 제가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자극과 격려를 해 주신 블로거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