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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샵에서 발견한 미국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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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http://blogs.zdnet.com/

며칠전 개업 기념으로 4GB 용량의 Apple IPod Nano를 99센트(900원)에 판다고 광고해서  귀가 솔깃했던 99 Cents Only Stores라는 달러샵(한국의 천원샵)에 갔습니다. 광고를 보고 개업날 가 볼까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9명에게만 선착순으로 판다는 문구에 그냥 포기 하고 말았었습니다. 가 보나마나 새벽부터 사람들이 줄 서있을 것이 뻔했기 때문입니다.


이 달러샵은 지난 8월에도 캘리포니아 웨스트체스트( Westchester, CA at 6854 La Tijera Boulevard)의 1호점에서 개업 25주년 기념으로 Apple IPhone을 99센트에 팔아서 화제가 되었던 회사의 지점입니다. 물론 그때에도 선착순 9명에게만 팔았다는데 재미있는 것은 99센트라는 파격적인 가격도 가격이지만 Apple과 AT&T에서만 독점 판매하는 IPhone을 어떻게 이 가게에서 팔 수 있었는가 하는 점입니다. 설마 직원들이 Apple 스토어에 가서 제값주고 사다가 99센트에 판 것은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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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Cents Only Stores 개업날



미국에서는 요즘 달러샵의 인기가 치솟고 있습니다.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지출을 줄이려는 욕구가 달러샵의 인기를 부추기는지  43%의 미국인들이 한달에 한번 이상은 달러샵을 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런 달러샵들의 주된 고객층은 연간 $30,000(약 3천만원)이하의 수입으로 4인 가정을 꾸려가는 여성 가장이라는 것을 보면 이런 달러샵들은 경제적으로 중하위 계층의 사람들을 주된 목표로 해서 영업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년에 10만불(약 1억원)이상의 가계 소득자 중에도 53%가 달러샵에서 물건을 구입한다는 걸 보면 달러샵을 가는 이유가 단순히 싸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실제로 예전에는 달러샵하면 어둡고 칙칙한 가게 분위기를 연상했지만 요즘 새로 개업하는 가게들은 넓고 깔금한 매장 분위를 연출하며 다양한 물건을 구비해 놓고 손님을 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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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Andreas Gursky란 독일 작가가 99 Cents Only Stores를 찍은 99 Cent II Diptychon라 는 제목의 길이 22 feet(약 6.6m)짜리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2006년 11월 16일에 뉴욕에서 2백 48만불(약 24억원)에 팔려서 사진으로는 역사상 두번째로 높은 가격에 팔린 작품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1위는 1904년 2월 $2,928,000에 팔린 Edward Steichen의 작품))

99 Cents Only Stores의 내부를 찍은 위의 사진을 보면 매장 규모나 분위기가 Wal-Mart 같은 대형매장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또 공산품 위주의 판매 품목들을 계란,우유, 빵과 같은 식료품으로까지 확대하면서 더 많은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그동안 소매업에서 서자 취급받던 달러샵이 이제는 Wal-Mart과도 경쟁할 수 있는 당당한 소매 업종으로 성장했다고까지 이야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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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Mart


미국 달러샵계의 양대 산맥인 Dollar General 과 Family Dollar, 이 두 회사는 미국내에서 1만 2천개 이상의 가게를 운영하는데 이 매장수는, 비록 두 회사를 합친 숫자이기는 하지만, 전세계 39개국에 1만3천여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스타벅스를 능가하는 숫자입니다. 또한 최근 하루에 하나의 매장을 새로 문 열 만큼 급속도로 확장하다보니 가게를 제대로 운영할 메니저급 인력이 부족할 정도라는 것을 보면 새롭게 부상하는, 각광받는 비즈니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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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icsc.org/srch/sct/sct1203/index.php


주로 도시 외곽에 위치하고 싼 가격과 다양한 상품, 그리고 편리함을 무기로 다른 생활 잡화점들과 경쟁하고 있는 달러샵들은 주로 폐업을 하고 가게가 나가 비어있는 상가에 점포를 열어서 낮은 임대료와 효율적인 재고 관리를 통해 비용을 낮추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비용을 낮춘다해도 싼 가격에 팔면서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는 판매하는 상품들의 원가 자체가 낮아야 합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해 주는 상품들이 바로 Made in China, 중국에서 생산된 공산품들입니다. 달라샵 뿐만이 아니라 Wal-Mart, Target에서 팔고 있는 어떤 물건을 들고 들여다 보아도, 유통기간이 짧은 식료품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상품들이 중국에서 건너온 것들입니다. 결국 어떻게 이 가격에 이런 물건을 판매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세계의 공장, 중국이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중국은 시나브로 미국 서민들이 필요로 하는 저렴한 공산품의 대부분을 공급하는 중대한 역할까지 떠 맡게 되었습니다. 좀 과정되게 표현하면 미국 서민 가게 경제를 떠 받치고 있다고까지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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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제품 쓰기 운동(from: http://www.madeinusa.com)


요즘 미국에선 이렇게 물밀듯이 밀려 들어오는 중국산 물건들에 대한 반발로 Made in USA라고 찍힌 물건들이 명품대접(?)을 받고 -사실 할인매장들에서 미국산 제품을 발견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미국산 물건을 이용해서 달러 유출을 막자는 애국심에 호소하는 운동까지 펼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마치 한국이 IMF때 국산품을 애용해서 달러 유출을 막자고 운동했던 것 처럼 말입니다.

미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공산품들이 중국에서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파나마 운하의 이용료 인상에 가장 앞장 서서 반대 목소리를 냈던 생활 용품 판매 소매점의 두 거두, Wal-Mart과 Target의 반대 이유가 중국에서 들어오는 물건들의 물류비용 상승 이있던 것을 상기하면 미국의 저가 공산품 시장은 중국산 상품들이 석권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동안 세계 최대의 시장임을 자부하며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자랑하던 미국도 이제는 물밀듯 아니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중국산 상품들 앞에서는 속절없이 허물어져 가는 "굴욕(?)"을 당하고 있는 것 입니다.



관련포스팅

2007/11/28 - 천원샵에서 발견한 삼성의 굴욕(?)
2007/11/29 - 천원샵 삼성필름의 정체




참고자료

1. http://www.csmonitor.com/2003/0804/p13s01-wmcn.html
2. http://www.icsc.org/srch/sct/sct1203/index.php
3. http://www.madeinu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