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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글 Lv. 3

티스토리에 대한 네이버의 무관심

티스토리와 네이버에 대한 괴담(?)이 한동안 떠돌았지만 에드센스도 달리지 않은 이 변방의 삼류 블로그에 100명이 방문하나 1000명이 방문하나, 포스팅에 댓글만 달린다면 방문객 수는 별 상관이 없을 것 같아 별로 개의치 않고 지냈다.
더구나 그 동안의 경험으로는 방문자가 폭증 할때에는 평소보다 오히려 댓글이 줄어든다는 의외의 결과를 보아 왔기 때문에 너무 많은 방문객은 오히려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8월초쯤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고 나서 9월 들어 차츰 다시 예전으로 회복해 가는 이유를 찾아 보려고 기록을 뒤지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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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엔진별 유입자 수 From Daum Inside


8월 초쯤 방문객이 줄기 시작할 무렵부터 네이버를 통해 유입되는 방문이 1/8로 줄어 들면서 전체 방문자수가 거의 1/2로 감소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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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방문자 수 From Daum Inside


그 후 9월 중순 들어서면서 다음,구글,야후를 통한 유입자수가 늘어나고 방문자수 역시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독 네이버 검색을 통한 방문자는 계속해서 줄어 이제는 야후 검색을 통한 유입자의 1/3에도 못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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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초기부터 현재까지 유입경로


블로그를 개설하고 지금까지의 유입경로를 분석해 보면, 다음 블로거뉴스를 통해 방문자가 폭풍처럼 몰아닥친 경우를 제외하고는 네이버를 통한 유입이 다음을 근소한 차이(0.5%)로 앞서고 있다. 8월 초 이후 네이버를 통한 유입이 다음에 의한 유입 이하로 급감한 것을 고려하면 그 시기 이전엔 네이버를 통한 방문자가 상당한 수준이었음을 보여준다.

네이버 검색을 통한 유입자의 감소가 이 블로그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지만 한국 검색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는 네이버가 이 블로그를 외면하고 있는 것 같아 그 점은 왠지 석연치 않다. 마치 동네에서 제일 인기 좋은 아가씨가 어느날 부터 나 보기를 역겨워 하는 것 같아 서글퍼지는 심정이랄까?

네이버 고객신고 센터에도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원인을 찾아 달라고 요청 했지만 3번의 신고 끝에 정확한 원인이 파악되면 메일로 알려주겠다는 무척 친절한 회신만 받았을뿐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단순히 네이버가 이 블로그를 외면하고 있다라고  단언하기에는 고려해야 할 많은 변수가 있을 수 있다.
가령 네이버를 사용하는 사용자층은 이 블로그에 사용된 키워드들에 별로 관심이 없다거나 이 블로그가 8월 이전에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포스팅을 주로 해서 그 이슈에 대한 관심이 식고 난 8월 이후에는 검색을 통한 유입자가 줄었다거나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대한민국 70%의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지 않고 나머지 30%의 사람들만이 관심을 갖는 키워드라...? 하지만 다른 검색엔진을 통한 유입은 늘어나는 걸로 봐선 이 블로그에 쓰인 키워드들이 그렇게 마이너해서 네이버 검색에 잡히지 않는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또 이 블로그를 찬찬히 훓어 보면 알겠지만 이 블로그는 이슈가 되는 문제들은 잘 다루지 않는다. 다루더라도 그 이슈에 대한 관심이 식고 난 다음 정리하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검색을 통해 이슈인 글을 찾기 위한 유입이 줄어서 네이버를 통한 유입이 줄었다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

결국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설명은 네이버 검색에 이 블로그가 검색되지 않고 있거나 검색 되더라도 순위에서 한참 밀린 저 뒤쪽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14600여명이 읽은  2007/05/26 - '상상력 고갈'..속편으로 먹고사는 할리우드라는 포스트의 경우 제목 그대로 검색해도 네이버 검색에는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신문에 기사화된 이 포스팅을 펌해서 게시한 블로그만 검색되고 있다.

티스토리 블로그가 네이버에 외면받고 있다는 철 지난 논쟁에 뛰어들어 네이버를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사실 네이버가 이 블로그와 같은 티스토리 블로그를 검색해서 보여주느냐 마느냐하는 결정은 전적으로 네이버의 재량이라 생각한다. 공공서비스 제공자가 아닌 네이버라는 기업이 이윤의 최대화를 위해 추구하는 바가 그렇다면 그것은 네이버의 선택이기 때문에 일반 블로거가 그걸 "비판"할 수는 있어도 "비난"한다는 것은 주제넘은 짓이라 생각한다.더구나 유입자 감소에 따라 광고 수입이 줄었다는 것이 비난의 주된 이유라면 어이없을 따름이다. 만약 네이버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라면 주가 하락으로 인한 장래 수익률 감소를 걱정해서 "비난"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 같긴 하다.

하지만 한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대한민국 검색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네이버가 티스토리 블로그들에 쌓인 정보량이 보잘 것 없다고 판단해서 검색에서 외면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하더라도 네이버 자체의 정보량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해서 네이버 이외의 블로그들을 외면하는 정책을 택했기 때문이라면 이것은 네이버의 앞날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내 벤처기업으로 시작해서 야후,다음을 제치고 대한민국 제1의 포탈이 되기까지 네이버는 많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상업적으로 성공시키면서 성장해 왔다. 하지만 지금 네이버 이용자들이 쌓아온 자체의 정보량이 충분하다고 해서 다른 정보원(Source)들을 간과한다면 이것은 스스로 우물을 파고 그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네이버가 한국에서의 1등에만 머물고 싶다면 다른 정보원을 무시하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닐 것이다. 더구나 포털에 크게 의지하는 한국 사람들의 인터넷 이용 특성이 앞으로도 그대로 계속 된다거나 구글이 지금처럼 한국에서도 검색엔진으로만 사업을 하려고 한다면 네이버는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호시절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먼 장래를 보았을때는?
사람들이 네이버 지식인 같은 네이버 내의 정보에 회의를 갖기 시작하고 (벌써 지식인에는 광고와 쓰레기 같은 정보들이 넘쳐나기 시작한 것 같다) 구글과 같은 파워풀한 다국적 회사가 한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입을 시도한다면? 그때도 네이버가 지금과 같은 위상을 계속 누릴 수 있을까?

한때 한메일이며 다음카페로 대한민국 최고임을 호령하던 다음은 스팸 메일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인터넷 우표제를 야심차게 시도했다가 쓴맛을 봤다.(원인이 이것 하나뿐만은 아니겠지만) 그리고는 네이버에 따라 잡힌 후 지금까지 예전의 선두 자리를 탈환하지 못하고 있다. 공격적인 비교 광고로 성가를 높이던 엠파스는 시장에서 외면 받다 결국 SK에 인수되었다. 드림위즈는? 네띠앙은?
우리는 그동안 한 순간의 판단착오로 또는 둔해진 몸집으로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무대의 뒷편으로 밀려난 수 많은 경우를 보아왔다. 마치 몸집이 거대해진 공룡들이 어느 한 순간 사라져 버린 것처럼 말이다.

네이버가 비록 거대한 공룡이 되어 스스로의 내부적인 정보만으로도 세상을 한국의 인터넷 세상을 지배할 수 있다고 해도 어느날 외부 환경이 갑자기 바뀌게 되었을때 그 커다란 몸집(정책)은 자신을 무너뜨리는 칼날이 될 지도 모른다.

그리고 하나 더 첨언하면 네이버는 구글처럼 세계적인 검색엔진이 되고 싶은 꿈은 없는 것 같다. 그냥 대한민국 제일에 만족하고 픈 소박한 회사인 것 같아 이 역시 안타깝다.

솔직히 말하자면 네이버가 무언지도 모를 시절에 한국을 떠나왔기 때문에 구글이 세계 공통의 검색엔진인 줄만 알고 있다가 몇 년 전에 한국에서는 구글은 2류이고 네이버가 대세라는 말을 들었을때에는 약간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한국에서는 뉴스도 네이버에 들어가서 본다니 어찌된 일인지 상상이 안 됐다. 지금도 네이버에서 뉴스 보는 것이 익숙치 않다. 어디 가서 무얼 봐야 하는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한 개인에 국한된 체험이라 일반화하긴 위험하지만 네이버는 이렇게 "한국의,한국에 의한,한국을 위한" 서비스로 제한되고 있는 것 같다.

포스팅이 논점없이 길어지게 되었는데 정리하자면 "대한민국 대표인 네이버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패쇄적 서비스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과 사족으로 나도 대한민국 70%의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가 되겠다.


덧붙임: 마지막 정리에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이야기는 재미있자고 한 이야기인데 전체 포스팅을 오해하게 하는 소지가 있는 것 같아 밑줄 친 부분을 첨가했습니다.

덧붙임2: 네이버 뉴스에 신동아에서 송고한 기사가 네이버의 성장에 큰 기여를 한(뉴스를 제공함으로써) 동아일보라는 기존 언론이, 주객이 전도된 현재 상황에서 쓴 글이라 공정성이 의심되긴 하지만 이 글과 비슷한 논지를 잘 정리한 것 같아 링크 첨부합니다. 제 생각도 현재 네이버에 대한 불협화음들이 성장통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