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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술

CNN 개표방송에 등장한 3차원 홀로그램


역사에 기록될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이번 선거를 놓치지 않기 위해 CNN 개표 방송을 처음부터 보다가 놀라 뒤로 넘어질뻔 했습니다.
처음 백설공주에 나오는 요술 거울이 아닌 요술벽(Magic Wall)이 등장했을때만 해도 "흠...CNN이 이번 개표방송에 돈 좀 썼는걸..."했지만 막상 커다란 평판 화면에 터치 스크린을 씌워 각 주의 개표 현황을 지도에서 그래프로, 사진으로 자유자재로 위치를 옮겨가며 보여주는 것을 보고 입이 딱 벌어졌습니다. 지형정보와 투표결과를 너무도 정교하게 얽어 놓은 것에 놀라울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한편으론 너무 현란하게 여러가지 정보가 거의 동시에 뜨는 바람에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기가 힘들 정도여서 효과면에서는 과연?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얼핏 듣기로 이 요술벽을 개발한 분이 한국계라는 소리가 있어서 솔깃하기도 했지만 영어가 짧다보니 정확히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미녀를 가르쳐주는 요술 거울이 아닌 대통령을 알려주는 요술벽(Magic Wall)


그런데 뒤로 넘어질뻔한 진짜 이유는 이미 보편화된 터치스크린 기술을 이용한 요술벽이 아니라 갑자기 스튜디오에 등장한 홀로그램(Hologram)때문입니다. 스타워즈 같은 공상과학영화에나 등장하던 3차원입체영상이 갑자기 현실 세계인 선거개표방송, 그것도 생방송 중간에 등장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타워즈에 등장한 홀로그램


CNN의 간판 앵커중에 하나인 Wolf Blitzer가 시카고에 나가있는 Jessica Yellin라는 여자 기자와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을때만해도 대수롭지 않게 화면을 좌우로 갈라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려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화면이 좌우로 갈라지는 대신 카메라가 옆으로 돌아가더니 뉴욕에 있는 CNN 스튜디오 가운데에 시카고에 있다는 그 여자 기자가 등장하는 것이었습니다.

뉴욕 CNN 스튜디오에 등장한 시카고 현장에 있는 여기자


이게 무슨 일일까? 당황스러워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을 겨를도 없이 화면만 뚫어져라 쳐보다는데 자세히 보니 여기자의 외곽선이 주변과 경계를 이루며 약간 푸르게 빛나는 것이...바로 영화에서나 보던 3차원 홀로그램 영상이었습니다.
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정말 생생했지만 말로 설명하려니 느낌이 살지 않는 것 같아 마침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이 있어서 첨부했습니다.



이 장면을 보고 놀란 사람이 저 혼자만은 아닌가 봅니다. 방송 나간지 몇시간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유튜브에 여러개의 동영상이 올라와 있는 걸 보면 말이죠. 영화속에서나 가능할 줄 알았던 홀로그램이 지갑속 신용카드속에서가 아니라 생방송에 구현됐으니 놀랄만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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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40여년전만해도 참정권조차도 없던 흑인중에서 대통령이 탄생한다는 사실이 놀라와 개표방송을 봤지만 정작 개표방송에 등장한 3차원 홀로그램에 미국 역사상 최초인 흑인 대통령 탄생보다 더 놀래 버렸으니 주객이 전도돼도 단단히 뒤바뀐 것 같습니다.
어릴적 책에서서만 보던 21세기가 정말 현실로 실현되는 것일까요?



-추가-
CNN의 홀로그램이 화제가 되긴 됐나봅니다. TV에 선보인지 하루도 되지 않았는데 http://gizmodo.com에 작동 원리가 올라왔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CNN이 선보인 홀로그램은 영화 스타워즈에서 보던 진짜 홀로그램은 아니고 시카고의 여기자를 찍은 영상을 뉴욕 스튜디오의 카메라 영상과 실시간으로 합성해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뉴욕 CNN 스튜디오의 Wolf Blitzer는 여기자와 이야기를 나눈것이 아니라 허공을 보고 이야기 한 것입니다. 댓글에서 여러분들이 비록 짐작한대로 컴퓨터 그래픽 처리한 것이긴 하지만 실시간으로 시카고에서 찍은 HD화질의 영상을 받아 스튜디오의 카메라와 동기시켜 생방송으로 내보낸 것만 해도 대단한 기술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홀르그램의 원리(from: http://science.howstuffworks.com/hologram.htm)


작동원리는 시카고의 선거센터에 44대의 HD 카메라를 여기자 주변에 360도로 원을 그리도록 설치하고 뉴욕 스튜디오의 카메라가 찍는 위치에 따라 위치별로 다른 영상을 찍어 20여대의 컴퓨터가 이미지 데이터를 처리한 후 뉴욕 스튜디오의 영상과 합성한 것이라고 합니다.
원리는 별로 어려울 것 같지 않지만 실제로 뉴욕 스튜디오의 카메라의 위치에 따라 시카고에 설치된 카메라를 조작하고 찍은 대용량의 HD 이미지를 위성으로 전송해서 실시간 합성하다는 것이 결코 쉬운 기술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결국 어제 CNN에서 선보인 홀로그램은 영화에서 보던 완벽한 3D 영상은 아닌 것이지만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실제 손으로 만져질 것 같은 홀로그램이 실용화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남겨 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