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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샵에서 발견한 삼성의 굴욕(?)


지난번 올렸던 2007/11/15 - 천원샵에서 발견한 미국의 굴욕(?)에 이은 두번째 천원샵 포스팅입니다. 

사실은 지난번 99 cent stores를 방문했을때 가게를 채우고 있던 대부분의 중국 물건들 속에서 뜻하지 않은 상품을 하나 발견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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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은 SAMSUNG라고 선명하게 쓰여진 감도 ISO 200의 컬러 필름입니다. 예전에 삼성에서 필름 카메라를 만들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필름을 생산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어서 혹시 삼성의 이름을 도용한 짝뚱이 아닐까 의심이 들었습니다. 더구나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깨알 같은 글씨로 생산은 중국에서 하고 포장은 멕시코에서 했다니 적혀 있는 것도 수상합니다. 하지만 삼성의 로고가 선명히 찍힌 포장이 날림으로 생산된 물건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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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장들이 한 롤에 99센트라는 천원도 안되는 아주 착한 가격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필름들 중 최저 가격인 것 같아, 싼 맛에, 또 삼성이라는 로고가 신기하기도 하고 의심스럽기도 해서 6롤을 덜컥 구입했습니다. 그래봐야 코닥이나 후지필름 2통 값도 안 되는 아주 저렴한 가격입니다.
 
호기심으로 눈을 반짝이며 상자까지 열고 아무리 들여다 보아도 삼성 로고를 도용한 가짜라고 하기에는 포장의 인쇄 상태며 제품의 겉모습이 너무 말끔합니다. 그래서 의심을 확인하기 위해 인터넷을 뒤졌지만 삼성 필름에 대해 언급한 어떤 언론사의 보도도 찾지 못했습니다. 다만 몇몇 블로그에 터키,베니스,동남아 등지에서 삼성 필름을 발견했다는 짧막한 포스팅만 찾을 수 있었을 뿐입니다. 궁금증을 불려고 검색을 했지만 의심이 해소되기는 커녕 호기심이 더 커져만 갑니다.

제품 포장에 적혀 있는 www.samsungfilm.com으로 접속했더니 왠 이상한 사이트가 뜹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도메인을 선점하기 위해 파킹서비스로 도메인을 유지하는 사이트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도대체 천원샵에서 발견한 이 삼성필름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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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samsungfilm.com


왠만하면 그냥 넘어가려 했지만 의혹만 짙고 실체가 드러나지 않는 삼성필름의 정체를 밝히지 않고는 꿈 속에까지 나올 것 같아 결국 직접 삼성 물산으로 문의를 했습니다.
 
미국 달러샵에서 삼성에서 만든 필름이라고 자칭하는 의심스러운 물건을 만났는데 이거 진짜 삼성에서 생산한 것이냐? 만약 가짜라면 "세계 일류기업 삼성"의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으니까 조치하는 것이 좋겠다...뭐 이런 요지로 편지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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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을 보니 삼성에서 생산한 물건이 맞다는 군요. 다만 국내 내수시장에 판매하지 않고 국제 시장에만 판매를 해서 국내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컬러 필름을 생산하는 업체가 몇 개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 필름 역시 삼성에서 자체 생산한 것이 아니라 "코닥, 후지,아크파,코니카"에서 OEM으로 납품 받았다고 합니다. (OEM으로 납품 맡았다는 회사들을 굵게 표시한 것은 다음에 다시 다루어 보기 위해서 입니다)

답변에도 짤막하게 디카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시장에서 철수했다는 내용이 언급 됐지만 2002년이라면 이미 디카가 활발하게 보급되고 있을 땐데 왜 삼성은 무슨 이유로 뒤늦게 저물어 가는 필름 시장에 뛰어 들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전자 제품을 파는 Best Buy의 뒷편 후미진 구석에서 제일 앞줄에 삼성 TV가 진열되기까지 20여년이 넘는 고난과 시련의 세월을 보냈다는 삼성이 "세계 일류 기업"이 되고난 지금, 어째서 싸구려 물건을 파는 달러샵으로 되돌아가 삼성 로고가 선명한 자사 물건을, 천원도 안 되는 파격적인, 업계 최저 가격에 파는 굴욕(?)을 당하게 되었을까요?

담당자의 답변을 들었지만 여전히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날 줄 모릅니다.
자세한 내막은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하게 다뤄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관련 자료는 이미 찾아 놓았지만 시간이 없어 나누어 포스팅합니다. 죄송합니다)


관련포스팅

2007/11/15 - 천원샵에서 발견한 미국의 굴욕(?)
2007/11/29 - 천원샵 삼성필름의 정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