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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글 Lv. 3

스스로 귀감이 되는 미국 교장 선생님


살아가면서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일조차도 쉽지 않다는 것을 때때로 느낍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어쩌면 저렇게 자신의 인생을 자신의 의지대로 '특별하게' 만들어 갈 수 있을까? 싶은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아니지만 정말 "인생극장"에 나올만한 특별한 사람이 있어 소개합니다.
사는 일이 팍팍하고 고단할때, 내가 하는 일은 꼬이기만 한다고 생각될때 위인전에나 나오는 "대단한" 인물들 보다는 이런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힘을 낼 수 있는 자극이 되기도 합니다.

소개하려는 사람은 마이클 브레기(Michael Bregy)라는 분입니다.
이 분은 일리노이주의 알곤쿠인(Algonquin, Illinois)이라는 인구 3만의 조그만 도시에 있는 제이콥 고등학교(Harry D. Jacobs High School)의 교장 선생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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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Michael Bregy(보는 책도 "교장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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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ry D. Jacobs High School

출처: Harry D. Jacobs 고등학교 홈페이지(http://www.d300.org/web/schoolsites/hdjacobshs.html)

학생수 2천500명의 이 시골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이 특별한 이유는 이 분은 교장 선생님인 동시에 세계 최대 항공사 중에 하나인 아메리칸 에어라인(American Airlines)의 현직 승무원(스튜어드)이기 때문입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교장 선생님으로 학교 업무를 보고 주말이면 항공사 스튜어드로 변신하는 브레기씨는 가끔 취미 삼아 가끔씩 동네 공항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것이 아니라 1987년부터 계속 아메리칸 에어라인에 근무해 오면서 주로 주말이나 공휴일에 국제선에서 승무원으로 일을 해 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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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마스코트 황금독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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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n Airlines



이렇게 선생님이란 직업과 항공기 승무원이란 직업을 병행하게 된대에도 거의 인간 승리라 부를 수 있을 만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분이 처음부터 선생님이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승무원으로 일하던 브레기씨는  선생님이 되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열망으로 승무원으로 일하면서 대학을다녔고 졸업후 텍사스에서 수학선생님으로 교단에 섰습니다.

선생님이 되기 위해 다녔던 대학이나 졸업후 처음 교편을 잡았던 학교가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주요 허브인 텍사스의 달라스 포스워스공항(Dallas-Fort Worth International Airport)에서 멀지 않았던 것은 동시에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해야 했기 때문에 빠듯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심지어 국제선 비행후 다른 승무원들이 쉴때 호텔방에서 학생들의 숙제를 채점했다는 이야기는 이 사람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던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변 동료 승무원들은 브레기씨를 날으는 선생님(Flying teacher)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 후 일리노이주로 교감선생님(Assistant Principal)이 되서 자리를 옮긴 브레기씨는 여전히 교감 선생님직과 주말 항공사 승무원을 겸직하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됩니다. 북일리노이 대학(Northern Illinois University) 교육학 석사 과정에 입학해서 대학원생이 된 브레기씨는 교감선생님,승무원,대학원생이라는 세 가지 일을 동시에 해내는 대단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브레기씨는 여기에 그치는 않고 교장선생님이 된 후에는 석사학위를 받고 다시 박사과정에 입학해서 현재는 과정을 수료하고 논문준비중이라고 합니다. 보통은 직장을 다니면서 대학이나 대학원을 다니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브레기씨는 두가지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면서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학부,석사,박사 과정을 하나씩 차근차근 마쳤다니 가히 인간승리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작은 시골도시 고등 학교의 교장선생님이라고 해서 결코 한가하게 대학원을 다닐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다른 대다수의 미국 고등학교가 그렇듯이 학생이 교내에서 마리화나를 팔다 검거되기도 하고 장난감 권총(Paintball gun)을 가지고 학교에 온 학생을 신고하는 바람에 경찰이 출동해서 학교가 폐쇄되는 소동을 겪는 등의 늘상 있는 자질 구래한 골치 아픈 일들이 브레기씨를 힘들게 했습니다. 하지만 브레기씨는 이런 일들에 굴하지 않고 학교 교장 선생님으로서 직분을 잘 수행해 나가면서 동시에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지금도 주말에는 국제선 승무원으로 21년째 세계를 누비고 있습니다.

이 분의 꿈은  일리노이주의 교육위원이 되서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줄 수 있는 좋은 교육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주 교육위원이 되지 않더라도 지금까지 세상을 향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정적으로 살아온 이 분의 모습 만으로도  학생들에게 충분한 귀감이 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우리들이 본받아야 할 인물들은 위인전 안에 하늘만큼이나 높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렇게 생활속에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열정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분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끔 사는 일이 팍팍하고 힘들때 이렇게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대단한 의지의 사람들을 보며 힘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보면 지금 내가 처한 지금 현실이 꿈을 포기해야 할 만큼 그렇게 비관적이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먼지 쌓인 책장의 곰팡이 냄새나는 위인들보다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이런 분들이 더 생생한 삶의 의지를 북돋아 주는 것 같습니다.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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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브레기씨의 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