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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등등

논문에 사용되는 전문 용어의 숨은 진실

예전 홈페이지에 올렸던 글인데 문득 생각나서 다시 블로그에 올립니다.

실험을 하고 논문을 쓰는 사람들은 누구나 공감할 만한 내용 일 것 같은데 그냥 단순한 유머가 아닌 정식 학회에 발표된 논문에도 소개가 되고 있는 글인 걸 보면
나 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공감 하나보다.

글 쓴 사람은
Dyrk Schingman라는 사람으로 오리곤 주립 대학에 근무하고 있다고 되었는데 이 학교 홈페이지에서 검색되지 않는 걸로 봐서는 본명은 아닌 것 같다. 하긴 이런 "천기누설" 급의 학계의 공공연한 비밀을 실명으로 발설할리는 했을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 글을 읽어 보면 이 사람도 실험하고 논문쓰며, 다른 사람의 논문도 읽으며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GRIN AND SHARE IT: Scientific jargon made easy"

Nursing2003 February 2003 Vol.33(2)

by Dyrk Schingman, Oregon State University
논문에 사용되는 전문용어 길라잡이

After several years of studying and hard work, I have finally learned scientific jargon. The following list of phrases and their definitions will help you to understand that mysterious language of science and medicine.

수년간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나는 드디어 과학계의 비밀스런 전문용어들을 익히게 되었다. 다음의 인용문과 그 실제 의미에 대한 정의는 과학/의학분야에서 사용하는 신비한 언어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IT HAS LONG BEEN KNOWN"... --> I didn`t look up the original reference.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던 대로..." --> 사실 나는 원문 출처를 찾아보지 않았다.

(해설: 사실 논문 작성 수업 시간에는 절대 출처없이 인용하면 안 된다고 하지만 어떨땐 출처를 찾고 싶어도 찾을 수가 없는 것들이 있다. 그럴때 마치 내 머리속에서 뛰쳐 나온 이론이 아닐까??하고 여겨 버리고 싶지만 나는 아인쉬타인 같은 천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사실 레퍼런스 찾는거 시간 무지 잡아 먹는다. 정말이지 왠만하면 건너뛰고 싶다)


"A DEFINITE TREND IS EVIDENT"... --> These data are practically meaningless.

"뚜렷한 경향이 드러나듯이..." --> 이 데이터는 아무 의미없다.

(해설:이건 너무 시니컬하다. 사실 내 경우에는 아무 의미없다를 미화했다기 보다  "이 결과를 나는 이렇게 믿고 싶다'라는 의미쯤 되려나...)


"WHILE IT HAS NOT BEEN POSSIBLE TO PROVIDE DEFINITE ANSWERS TO THE QUESTIONS"...
--> An unsuccessful experiment, but I still hope to get it published.

"이런 의문점들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구한다는 것에 어려움이 따르지만..."
--> 실험은 실패했지만 그래도 논문으로 써야겠다.

(해설: 정곡을 정확하게 찔렀다. 실험은 했지만 결과는 영~ 마땅치 않다. 그리고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도무지 해석도 안되지만 논문을 이 실험을 넣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그냥 이렇게 대강 얼버무려 보겠다. 혹시라도 Review하면서 맘에 안 들거든 이야기 해라. 그때가서 빼주마.)

연구나 실험을 하다보면 처음 예상했던 결과를 얻을 수 없는 경우가 왕왕 생긴다. 이런 경우는 애초에 가설이 잘못 되었거나 실험 방법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이것이 그 연구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아주 핵심적인 부분이라면 어떤 수를 써서라도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된다. 한국의 경우에는 프로젝트에 실패하고 그 실패한 이유를 규명하는 연구라는 것은 허락될 수 없는 풍토이기 때문에 황우석 박사 같은 사태가 생겼다고 본다.


"THREE OF THE SAMPLES WERE CHOOSEN FOR DETAILED STUDY"...
--> The other results didn`t make any sense.

"자세한 연구를 위해 샘플 중에서 세 개를 선택하여 분석하였습니다..."
--> 나머지 샘플은 해석불가능했다.

(해설: 점입가경이다. 이런 업계(?)의 불문률을 누설하다니...누군지 저자의 실명이 밝혀지면 돌 맞게 생겼다. 실험 20개 해 놓고 왜 3개만 분석하겠는가??? 그 세개의 결과가 가장 예쁘게 나오니까 그렇지...)

"TYPICAL RESULTS ARE SHOWN"... --> This is the prettiest graph.

"(이 그래프에서) 대표적인 결과들을 볼 수 있습니다. ..."
--> 사실은 이 그래프가 제일 이쁩니다.

(해설: 뭐 그래프가 이뻐서라기 보다는 처음 원했던 대로 결과 나온게 이거란 이야기! 다른 그래프는 보여 줬다가 도리어 긁어 부스럼이 될 것 같아 일단은 이 그래프로 떼우고 정 원하면- 안 원하면 좋겠지만- 다른 것도 보여줄 수는 있다란 의미)

"THESE RESULTS WILL BE IN A SUBSEQUENT REPORT"...
--> I might get around to this sometime, if pushed/funded.

"그것에 대한 결과는 차후의 논문에서 다루어질 것이며..."
--> 연구비 제대로 받으면 언젠가 쓸 생각입니다.

(해설: 대부분 이런 식의 말을 쓰는 것은 '이 결과에 대해서 지금 능력으로는 해석이 불가능 합니다'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그냥 언제인지 기약할 수 없는 다음 연구에서 다뤄 보겠다는 이야기. 사실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5년 10년 뒤에 다시 그거 어떻게 됐냐?
라고 물어보는 사람 없음.)


"THE MOST RELIABLE RESULTS ARE OBTAINED BY JONES"...
--> He was my graduate student; his grade depended on this.

"가장 신뢰할만한 결과는 Jones의 실험에서 얻어진 것으로..."
--> 그는 내 밑에 있는 대학원생이었고, 학점을 받으려면 그 실험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해설: 한국이나 미국이나 대학원생들은 교수가 원하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잠재력의 소유자이다. 가끔 그 잠재력이 지나쳐서 없는 결과 만들고 '인위적 실수'를 해서 문제지...)


"IN MY EXPERINCE"... --> once

"제 경험에 따르면..." --> 한번 정도 본 것 같다.
(해설: 그냥 경험이라기 보다는 어디서 한번 정도 비슷한 걸 본 것 같다...정도?)


"IN CASE AFTER CASE"... --> Twice

"여러 사례를 보면..." --> 두 번.
(해설: 뭐 다른 논문들 보다보니 한 두명이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하더라)


"IN A SERIES OF CASES"... --> Thrice

"일련의 사례들을 보면..." --> 세 번.
(해설: 이 정도 되는 건 Reviewer나 독자가 시비걸지 않을 만한 일반적인 수준의 내용들...)


"IT IS BELIEVED THAT"... --> I think.

"...라고 추정되어지며..." --> 내 생각에는.
(해설: 100% 공감한다. It is supposed...라고 쓰려다가 너무 식상하면 가끔 이 문장 가져다 쓴다)


"IT IS GENERALLY BELIEVED THAT"... --> A couple of other guys think so too.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듯이..." --> 나 말고도 몇 명 더 그렇게 생각한다.
(해설: 사실은 나하고 지도 교수하고 이렇게 믿고 있다는 이야기!!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믿어 줬으면 좋겠다는 작고 간절한 소망의 표현)


"CORRECT WITHIN AN ORDER OF MAGNITUDE"...
--> Wrong.

"오차를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참이며..." --> 사실 이건 틀린 거다.
(해설: 예상치 않은 실험 결과가 나왔을땐 참 난감하다. 실험 결과를 버리자니 전체 논문의 논리가 흔들리게 되고 그렇다고 그냥 이거 맞다고 했다가는 욕들어 먹을테고...그럴때 확률 오차 범위안에서 유의하다라고 두리뭉실하게 넘어가고 싶다. 틀렸다는 것도 아니고 맞았다는 것도 아니고...나도 써 놓긴 했지만 잘 모르겠고 다만 이게 맞다고 동종 업계의 사람들이 믿어 줬으면 하는 바램의 표현)


"ACCORDING TO STATISTICAL ANALYSIS"... --> Rumor has it.

"통계학적 분석에 따르면..." --> 소문에 따르면,
(해설: 뭐 그냥 맞다고 우기기는 너무 속보이니까 뭐하니까 만만한 통계 핑계대기)


"A STATISTICALLY ORIENTED PROJETION OF THE SIGNIFICANCE OF THESE FINDINGS"...
--> A wild guess.

"이 실험결과를 통계학적 관점에 따라 해석해 보면..."--> 적당히 때려맞춰 보면.
(해설: 통계란게 팬티 고무줄 같아서 참 편리하기도 하다. 간혹 모집단의 표본 갯수 이런거 다 무시하고 실험 데이타 한 10개 찍어놓고 맞다고 우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저자의 이름이 갖는 무게에 따라 통하기도 한다. 아마 그런 사람들이 통계적 의미를 모른다기 보다는 여러가지 자질구래한 문제를 피하기 위해 그냥 우기는 것 같다. 그리고 굳이 따지고 들면 통계를 들이대도 얼마든지 설명할 수 있는 문제고...그러니까 모두 알고 넘어가 주는 거고...선수끼리 뭐 이런 걸 가지고 시비거나 하는 마음으로...)


"A CAREFUL ANALYSIS OF OBTAINABLE DATA"...
--> Three pages of notes were obliterated when I knocked over a glass of beer.

"데이터 중에서 입수 가능한 것들을 조심스럽게 분석해 보면..."
--> 맥주를 엎지르는 바람에 데이터를 적은 노트 3장을 날려 먹었다.
(해설: 실험 노트를 읽어 버렸다거나 데이타를 저장한 파일이 지워져서 다른 데이타는 써 먹을 수가 없었다는 이야기. 실험이 잘못 되었거나 기껏 죽어라 실험해 놓고 데이타를 엉뚱하게 적어서 해석 할 수가 없다거나...정말 이럴때 자신에 대한 회의가 든다.)



"IT IS CLEAR THAT MUCH ADDITIONAL WORK WILL BE REQUIRED BEFORE A COMPLETE UNDERSTANDING OF THIS PHENOMENON OCCURS"...
--> I don`tunderstand it.

"이 현상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후속적인 연구 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바이며..."
--> 난 이 현상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해설: 나는 모르겠다. 그렇다고 뭐라고 하고 싶은 사람 있으면 직접 한번 봐라)


"AFTER ADDITIONAL STUDY BY MY COLLEAGUES"...
--> They don`t understand it either.

"동료 학자들에 의한 추가적 연구가 이루어진 다음에..." --> 그들도 역시 이해하지 못했다.



"THANKS ARE DUE TO JOE BLOTZ FOR ASSISTANCE WITH THE EXPERIMENT AND TO ANDREA SCHAEFFER FOR VALUABLE DISCUSSIONS"...
--> Mr. Blotz did the work and Ms. Shaeffer explained to me what it meant.

"실험에 도움을 준 Joe Blotz와 의미있는 토론에 동참해 준 Andrea Schaeffer에게 감사드립니다..."
--> 실험은 Blotz군이 다 했고, 그 실험이 도대체 뭐하는건지 Schaeffer 양이 모두 설명해 주었다.
(해설: 미국 학생과 한국 학생이 함께 실험하는 경우 대개 실험은 한국 학생이 거의 다 하고 옆에서 지켜보던 미국 학생은 미팅 시간에 교수한테 혼자 다 떠든다. 하지만 미국 학생들이라해도 말주변 없는 사람은 한국 사람이 들어도 "내가 설명해도 저 보단 낫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도 한다.)


"A HIGHLY SIGNIFICANT AREA FOR EXPLORATORY STUDY"...
--> A totally useless topic selected by my committee.

"탐구할만한 가치를 갖는 매우 의미있는 분야라고 생각되며..."
--> 이건 학회에서 정해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연구주제이다.
(해설:원래 내가 한 건 다 중요한 것이다. 내가 한 것은 잘만 발전시키면 인류 평화와 발전은 물론 옆 은하계에 있는 안드로메다의 복지에도 기여할 수 있다.)


"IT IS HOPED THAT THIS STUDY WILL STIMULATE FURTHER INVESTIGATION IN THIS FIELD"...
--> I quit.

"이 논문이 이 분야에 있어서의 추가적 연구들에 자극이 되기를 바랍니다..."    
--> 저는 그만 둘랍니다..
(해설:다른 사람 누구 이 주제로 연구 해 보고 싶은 사람은 해 보세요. 저는 이거 하느니 이만 손떼고 다른거 할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