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줄 요약 (바쁘시지 않다면 조금 길기는 하지만 전체를 다 읽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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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텍사스에서는 오존 농도를 낮추기 위해 10년 이상된 노후 차량 교체에 350만원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 서울의 대기 오염의 주된 원인은 자동차 배기 가스입니다.
3. 오래된 차량의 배기가스 저감 대책이 없는 자동차 10년 타기 운동은 대기 오염을 부추길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만 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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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에서는 작년 12월부터 "Air Check Texas"라는, 10년 이상된 자동차 교체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생산 된지 10년이 지난 노후 차량이나 배기가스 검사에 불합격한 차량을 새 차나 최근 3년 이내 생산된 중고차로 교체할 경우, 주 정부에서 $3000 (약 300만원)에서 $3500 (350만원)을 지원해 주는 이 프로그램을 위해 $100 million (약 1000억원)의 기금을 마련했지만 휴스턴 지역은 이미 5월 9일에 기금을 소진했고 텍사스 전체는 5월 16일로 신청을 마감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5월말까지는 신청을 받아 2009년 회계년도가 시작되는 9월부터 다시 지원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텍사스 주정부에서 1000 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서 10년 이상된 낡은 차를 바꿔주겠다고 나선 것은 결코 자선사업이나 복지 차원의 정책이 아닙니다.
그 이유는 바로 텍사스의 심각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대기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구형 차량들을 도로에서 몰아내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이 프로그램은 모든 텍사스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기준이 기준치에 미달된 지역(달라스, 오스틴,휴스턴지역)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교체 지원 프로그램이 줄이고자 하는 주된 대기 오염 물질은 바로 오존(O3)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름철 오존 농도가 기준치를 넘어서면 오존 경보를 내려 야외 활동을 자제하도록 권고하는 오존은 주로 도심 지역에서 자동차 배기 가스에 포함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과 질소산화물(NOx)이 바람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강한 태양광선에 포함된 자외선으로 인해 광화학반응을 일으켜서 생성되는 유해 물질입니다. 물론 대기권 상층부에 있을때는 자외선과 같은 우주 방사선을 차단해 주는 고마운 물질이지만 지표 근처에 있을때 호흡기 계통에 문제를 일으키니 정말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물질'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기온이 높을 수록, 바람이 약할수록, 구름양이 적을수록, 일사량이 많을수록 오존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햇볕이 강하고 무더운 텍사스는 고농도의 오존이 생기기에 최적의 자연 조건을 가지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존 주의보가 내려질 만한 농도의 오존이 발생한 날짜수를 우리나라와 비교해 보면 텍사스의 오존 걱정은 "그 정도 가지고 호들갑" 이라고 할 만큼 지레 겁먹고 수선을 떠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자료 출처: http://www.tceq.state.tx.us/cgi-bin/compliance/monops/ozone_summary.pl, 환경부 수도권 대기환경청(http://kremo.me.go.kr))
2004년 한국의 오존 주의보(오존 농도>0.12ppm 이상)와 비슷한 1시간 평균 오존 농도 0.125ppm을 가장 많이 초과한 휴스턴도 35회로, 우리나라 경기지역의 83회나 비수도권 지역의 56회에 비하면 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텍사스 주정부에서는 오존 농도를 낮추겠다며 운전자의 주머니에 돈을 찔러 주며 10년 이상된 차를 바꾸라고 성화니 부러울 따름입니다. 오히려 이런 프로그램은 대기 오염이 더 심한 우리나라에서 시행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프로그램을 보며 생각난 것이 한국의 "자동차 10년 타기 운동"입니다. 이름만으로도 텍사스 주정부 프로그램과 거의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이 운동은 자동차 시민연합에서 1998년부터 국산차의 내구성이 좋아져 훨씬 더 많이 주행할 수 있는데도 폐차하는 낭비를 막아 절약하는 경제적 효과를 얻자는 취지의 운동입니다.
From: http://www.carten.or.kr/10year/10year.htm
자동차 시민연합에서는 한국은 폐차주기가 8년으로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절반도 안 된다며 폐차 주기를 1년만 더 연장해도 17조원의 절약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오래타기운동의 경제적효과
현재 2004년말 기준 승용차 1,062만대의 승용차 평균 새차 가격은 약 156조 가량으로 5월 현재 2004년 폐차 통계자료 8년을 기준으로 할 때 매년 폐차로 인한 감가상각 손실비용은 약 19조5천억원에 달한다. 만약 폐차주기를 1년만 연장할 경우 17조의 절약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2년 연장 시 30조원에 달합니다.
비록 연식은 오래 됐지만 멀쩡하게 달릴 수 있는 차를 폐차한다는 것이 국가적인 낭비가 될 수 있고, 폐차 후 중형자 위주의 신차 구입이 사회,환경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환경적인 면을 생각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하는 시민운동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우리나라 인구의 46%가 국토 면적의 12%밖에 되지 않는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다보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지역의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한 것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국토 균형 발전은 자꾸만 멀어져 가니 언젠가는 콩나물 시루에서 살게 될 날이 올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의 46%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보니 서울의 경우 각종 대기 오염물질 배출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다른 오염원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높은 것은 당연한 현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료출처: 2007 환경백서 p. 420, 환경부
최근 천식등을 악화 시키고 사망률을 높인다고 해서 서울시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했던 녹색연합이 주장하는 주된 오염물질인 미세먼지(PM-10)의 경우 서울에서는 거의 80%가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우리나라는 오존으로 고심하는 텍사스와는 또 다른 문제에 처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2005년 대기환경 연보, p.41,환경부, 2004 대기환경 연보, 환경부
현재 국가 환경 기준으로 보면 서울뿐만이 아닌 전국적으로 미세먼지가 기준을 초과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봄철 황사가 있어 미세먼지 평균이 높다고는 하지만 서울시의 예에서 본 것처럼 자동차가 내뿜는 미세먼지가 그 주된 원인이라는 사실을 뒤집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녹색연합 같은 환경운동 단체들은 서울 대기오염의 주된 책임을 경유차량에게 돌리고 있지만 경유 차량이 휘발유차에 비해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를 더 많이 배출하는 것이지, 휘발유 차라고 해서 대기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휘발유차는 지구 온난화를 초래한다는 이산화 탄소와 광화학 스모그의 원인이 되는 탄화수소를 경유차에 비해 더 많이 배출하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다를뿐 대기를 오염시키는 것은 매한가지 인 것입니다.
From: http://edu.me.go.kr/env2/play/m5.html
이렇게 경유차량이나 휘발유차량을 막론하고 자동차는 태생적으로 대기 오염을 유발하기 때문에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한 오염저감장치는 필수적이라는 것은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모든 자동차가 동일한 수준의 오염 물질 저감장치를 부착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자동차 10년타기 운동이 대기 환경 오염을 부추기는 반환경적인 운동이 될 수 있다는 위험한 요인입니다.
From: 2007 환경백서 p. 426,환경부
위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2002년 이전 제작된 차량에 적용된 배기 가스 배출 허용 기준은 현재의 기준보다 2배에서 8배까지나 더 많은 오염 물질을 배출할 수 있도록 허용되었기 때문에 오래된 차량은 이미 공장에서 출고 될 때부터 현재보다 더 많은 오염물질을 합법적으로 배출해도 되도록 제작되어 있는 것입니다.
특히 미세먼지(PM-10)를 유발하는 입자상 물질의 배출 허용기준치가 2002년 이전 차량은 2006년 이후 제작 차량보다 7.5배가 높다는 것은 2002년 이전 자동차의 배기가스 저감장치가 지금도 제대로 작동한다 하더라도 요즘 차들보다 7.5배나 많은 미세먼지 유발 물질을 배출해서 대기오염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동차 10년타기 운동이 환경 보호에 역행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자동차 10년 타기 운동의 결과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10년 이상 된 노후된 차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자료출처: 환경부 수도권대기환경청(http://kremo.me.go.kr/docs/info/primitive.html?topmenu=C)
10년 이상 노후 승용차 비율이 2005년 4월 24.3%에서 2007년 10월 29.5% 로 불과 2년사이에 5%이상 크게 늘어난 것은 차량 성능이 좋아지면서 수명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이유일테지만 자동차 10년 타기 운동의 효과도 있다고 하면, 결국 자동차 10년 타기 운동은 현재 기준보다 더 많은 대기 오염 물질을 방출하는 노후 차량이 도로위에 오염 물질을 쏟아 내는데 일조를 했다는 혐의를 벗을 수 없게 됩니다.
보통 운전자들은 자동차를 관리하면서 엔진이나 트랜스미션, 브레이크와 같은 동력계통에는 신경을 써도, 운행에 별 지장이 없는 배기가스 정화용 촉매장치나 분진포집 필터 같은 배기 가스 저감 장치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자신의 차량이 노후되서 대기 오염을 유발하는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것이 염려돼 자발적으로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검검하고 수리하는 운전자가 얼마나 될까요?
생산 연도별 배출가스 보증기간 (From: http://www.carten.or.kr/community/info_v.html?id=407&start=0)
더구나 위의 표에서 보는 것처럼 대기환경보전법시행규칙에 따르면 배출가스 관련부품 21가지의 보증 기간이, 8년된 2000년 이전 제작 차량은 5년 밖에 안 되고 2000년 출고차는 메이커별로 연간 총 생산대수의 25% 이상, 2001년은 50% 이상, 2002년은 75% 이상의 차량에 한해 10년 또는 16만㎞ 주행 때까지 자동차 회사가 무상 보증수리를 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장치들 중 지난 차 대신 머플러를 노리는 신종 미국 차도둑이라는 포스트에서 이야기 했던 삼원촉매 필터처럼 백금으로 된 부품을 포함하고 있어 단일 부품으로는 엔진 다음으로 가격이 비싼 부품이 무상 수리가 되지 않는다면, 외부에서 강제하지 않는 한, 선뜻 수리하려 하지 않는 것은 인지상정 일 것입니다.
결국 오래된 자동차는 운행을 하면 할 수록 대기 오염 물질을 많이 배출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을 무시하고 단순히 자동차를 10년 타자고 주장하는 것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대기 오염을 묵과하는 근시안적인 시민운동이라고 보여집니다.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 가스를 줄이기 위한 친환경 운전 기술을 장려하는 시민단체에서 동시에 대기 오염물질을 더 많이 배출하는 노후 차량을 더 오래 사용하자고 운동하는 것은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차라리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건전한 자동차 문화 운동을 하려면 자동차 댓수와 운행 거리를 줄이자거나, 경차 또는 소형차 타기 운동,대중교통이용 하기, 차의 크기가 소유주의 사회적 신분을 상징하는 사회 인식을 일깨우는 계몽 운동을 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신차를 제작하는데 소비되는 석탄연료로 인한 지구 온난화와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한 범지구적인 원대한(?) 이유가 아니라면 노후 차량의 배기 가스 저감에 대한 대책없이 단순히 성능이 좋아졌으니 알뜰히 정비해서 오래도록 타자는 "자동차 10년 타기"운동은 이제 그만 두어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참고자료
http://www.drivecleanacrosstexas.org
http://www.tceq.state.tx.us/implementation/air/mobilesource/vim/driveclean.html
http://www.texasep.org/html/air/air.html
자동차10년타기시민운동연합 http://www.carten.or.kr
환경부(http://www.me.go.kr)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http://www.kihe.re.kr)
경기개발연구원(http://www.gri.re.kr)
대기오염 실시간공개시스템(http://www.airkorea.or.kr/airkorea/index.jsp)
e-나라지표(http://www.index.go.kr/gams/index.jsp)
고경력과학기술인(http://www.resea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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