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급하게 실험 장면을 찍으려 카메라를 찾았더니 뭐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그 흔한 카메라 한 대가 수배되지 않습니다. 급한대로 매니저가 헐레벌떡 자신의 차에 있던 개인 카메라를 가져와 사진을 찍고 다운 받으려하니 이번엔 전용 케이블은 없고, 옆친데 덮친 격으로 메모리 카드는 Sony Memory Stick Pro Duo입니다.
종류도 가지 가지, 메모리 카드들
그런데 이런 성공의 이면에는, 기술적으로 우월했음에도 사장당한 것으로 유명한 Beta 방식의 비디오나, 소니 혼자만 애쓰다 결국 MP3 플레이어에 밀려 사라져 버린 비운의 미니디스크(MD) 같은 기술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걸 보면 왠지 소니는 자신들의 기술 표준에 너무 과도한 자신감을 보이다 시장의 지지를 얻지 못하기도 하는 독불장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Memory Stick PRO Duo(위)와 Memory Stick 표준형(아래)
메모리 카드중에 Sony Memory Stick은 또 다른 소니의 고집 또는 그로 인한 소외가 아닌가 합니다. Sony Memory Stick 표준형부터 Memory Stick PRO, Memory Stick Duo, Memory Stick PRO duo 등등 여러 개의 다른 버전이 개발 되었지만 SD 카드처럼 널리 범용적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소니 자사 제품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되다 보니 카드 리더기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거기에 Memory Stick Duo로 넘어 오면서 크기까지 달라져 왠만한 멀티 카드리더들은 Memory Stick PRO까지만 지원하고 Memory Stick Duo나 Memory Stick PRO Duo를 지원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 전용 케이블이 없으면 사진 다운을 포기해야 할 것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Memory Stick PRO Duo(위)와 Memory Stick 표준형(아래)의 뒷면 핀
하지만 카드의 뒷면을 보면 연결되는 핀의 배열이 10핀으로 같고 구동 전압도 일반적으로 카드 리더기들이 지원하는 Memory Stick PRO와 Memory Stick PRO Duo 가 동일하기 때문에 잘만 하면 쓸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여기서 지원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이야기 하는 이유는 사진 위의 Memory Stick PRO Duo를 Memory Stick PRO만 지원하는 리더기의 슬롯에 꽂아 보면 카드의 길이가 짧아 정상적으로 장착이 되지 않을 뿐이지 장착만 되다면 읽고 쓰는데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Memory Stick PRO Duo를 Memory Stick PRO 슬롯에 꽂을 수 있게 해 주는 아답터
실제로 판매되고 있는 Memory Stick PRO Duo를 Memory Stick PRO 슬롯에 꽂아 쓸 수 있게 해 주는 아답터도 크기를 맞춰주고 접촉 핀들을 1:1로 연결해 주는 기능밖에 하지 않기 때문에 Memory Stick PRO Duo 카드를 슬롯에 장착할 수 있기만 하면 급한대로 쓸 수 있을 것 같아 아래 그림처럼 "링컨 대통령의 머리를 빌려 시도"해 보았습니다.
급조 Sony Memory Stick PRO Duo 아답터
눈치가 빠른 분들은 핀이 빗나간 위의 사진만 보고도 아하~하고 알아 차렸겠지만, 굴러다니는 아무짝에 쓸모없는 1페니 동전을 사무용 테잎으로 Memory Stick PRO Duo에 붙여 슬롯에 꽂은 것입니다. 동전이 없으면 아무거나 폭이 좁고 납작한 물체 끝에 테입으로 메모리 카드를 붙이면 급한대로 아답터 대신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링컨 대통령의 머리를 빌려 탄생한 허접 Sony Memory Stick PRO Duo 아답터
'잡글 Lv. 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식의 상대성 (0) | 2017.04.10 |
---|---|
블로그 개설 10주년 (2) | 2017.02.07 |
먼지가 풀풀 나는 오래된 나의 흔적을 뒤적이다. (2) | 2013.10.22 |
동방예의지국의 예의바른 대통령 (2) | 2010.03.29 |
일어판에만 김연아 숙소 사진 공개하는 어느 신문 (2) | 2010.02.23 |
애플 매니아들만을 위한 아이폰 iPhone 3Gi (20) | 2009.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