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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술

신장 200개를 놓고 간 얼굴없는 기증자


오늘 미국 보스톤의 한 병원에 익명의 기증자가 인간 신장 200개를 기증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이 뉴스에 대한 digg.com의 반응은 707개의 추천(digg)으로 나타나, 이 뉴스에 쏠린 사람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뉴스 중간쯤에 자루에 담긴 신장을 꺼내는 장면은 비위가 약한 분들은 보지 않는게 좋을 듯 싶어 접어 두었습니다. 노약자나 임산부, 연소자는 보지 않으실 것을 권합니다.그래도 동영상을 보실 분은 아래를 클릭해서 펼쳐 보시면 됩니다.)

뉴스의 내용을 대강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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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ONN (The Onion News Network)


오늘(미국 시간 3월 13일) 새벽 4시경에 매사추세츠 보스톤의 병원에 익명의 기증자가 200개의 사람 신장이 들어 있는 자루를 던져두고 사라졌다는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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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병원 의사인 Dr. Louis Barrero는 이번에 기증된 장기들은 24시간안에 적출된 것으로 보이는 신선한 신장으로 바로 이식 수술에 쓸 수 있다고 합니다. 또 Dr. Louis Barrero는 이런 선행을 한 사람은 천사가 분명하다며 장기 기증은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크나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폐나,심장,뇌와 같은 장기도 기증해 주면 고맙겠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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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관계자들이 신장을 분류하다가 자루 속에 모자가 함께 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또 자루 속에 들어 있던 것은 200개의 신장과 모자뿐만이 아니라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쪽지도 함께 들어 있어서 이것이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기증할 것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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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하단에 나오는 자막을 보면 이번 신장 기증은 지난주에 있었던 1200개의 안구기증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하는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눈이 1200개라니...신장 200개 보다 더 오싹합니다.뉴스 마지막에 앵커는 요즘 같은 세상에 드문 훈훈한 뉴스라고 촌평했지만 영화 복수는 나의 것에서 신장을 강탈당하고 떨고 있던 신하균이 생각나 섬찟하기만 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어디서 이렇게 많은 인간의 신장을, 그것도 24시간안에 구했을까요? 얼마전 인도에서 수백명의 가난한 사람들의 신장을 강제로 적출해 부유한 사람들에게 이식 수술을 한 의사가 잡혔다는 뉴스도 있었는데 그런 경우가 아닐까 무서운 생각이 듭니다.

이 뉴스는 America's Most Trusted News Source를 표방하는 CNN과 비슷한 슬로건인 America's Finest News Source라는 ONN에 독점으로 실린 내용입니다. 이 뉴스 이외에도 오늘 날짜의 ONN 사이트에 독점으로 올라온 뉴스에는 미국 도로국에서 난폭한 운전자들을 위해 전용차로를 따로 만든다는 특종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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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http://www.theonion.com/content/news/dot_creates_new_lane_for_reckless


이쯤에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셨는지요?
아직도 '이 세상에는 정말 별일이 다 있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사과드립니다.?!

 CNN과 비슷한 이름인 ONN(Onion News Network)이라는 이름에서 눈치채신 분들이 계시겠지만 이 뉴스 사이트는 진짜 뉴스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이 아닌 풍자,패러디 뉴스를 주로 취급하는 사이트입니다. 마치 예전의 미디오몹 헤딩라인뉴스처럼 정치와 시사 뉴스를 비꼬아 풍자하는 뉴스로 채워진 뉴스 사이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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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http://www.mediamob.co.kr/headingline/Blog.aspx?ID=99745



하지만 그렇다고 개인이 운영하는 규모가 작은 사이트일 것이라고 단정한다면 잘못 판단한 것입니다. 비록 1988년 위스콘신대학(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에서 돈이 없어 양파와 빵만으로 연명(The Onion 뉴스란 작명의 이유입니다)하던  Tim Keck와 Christopher Johnson이라는 두 대학생에 의해 타블로이드판 신문으로 시작했지만 2006년엔 $1,800만불(약 171억원)의 광고 수입을 올린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회사입니다.

작년 4월에는 $100만불(약 9억5천만원)을 들여서 비디오 뉴스 부문을 대폭 보강하고 CNN 같은 24시간 뉴스 전용 네트웍뿐만이 아니라 MSNBC 심지어는 아랍의 Al-Jazeera와도 경쟁하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습니다. 작년 비디오 뉴스를 새로 강화할때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자세히 기사로 다룬 것만 보더라도 그냥 웃어 넘길 수준의 패러디 사이트는 아닌 것 같습니다.

딱딱하고 진지한, 머리 아픈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에 이렇게 가볍고 때로는 촌철살인의 재치가 번뜩이는 뉴스를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더구나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는 비록 패러디 뉴스이긴 하지만 CNN과 견주어 떨어지지 않을 수준의 정확한 발음으로 뉴스를 진행하기 때문에 머리도 식히고 영어 공부도 할 겸 해서 가끔 들러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또 애플 IPod을 쓰시는 분들은 iTune에서 무료로 파드케스트(PodCast)를 다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골치 아픈 CNN 뉴스로 하던 영어공부가 질린다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