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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tures

그리운 제주도

Ikarus 2007.03.07 15:03
책장을 뒤지다가 우연히 한 뭉텅이의 사진과 필름을 찾았다.
6년 전 제주도를 떠돌 때 찍은 사진들이었다.
조금은 이른 봄, 지금 이맘때쯤 코끝이 알싸한 바람을 맞으며 가슴속까지 서늘해질 만큼 파란, 제주의 바다를 한없이 바라볼 수 있던 그때의 기억들이 한장 한장 사진을 넘길 때마다 떠오른다.
사진은 기억을 찍는다는 말. 너무나 가슴에 와 닿는다.
어디를 가고 무엇을 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사진 속의 장면들은 생생히 기억이 나는 걸 보면...
등에 무언가를 잔뜩 짊어지고 바람을 맞으며 걷던 아주머니의 뒷모습이 노란 유채꽃 때문에 더 슬퍼 보였던 건 집을 떠나 길 위에 혼자 선 쓸쓸함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때의 쓸쓸함이 이제는 남의 이야기인 듯 어색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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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한마디 이야기 나눌 사람도 없이 바다와 바람과 유채꽃만을 바라보며 지내다 보면 사람이 그리워진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장터를 찾아 그 속에 휩쓸리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됐다.
나를 향해 한마디 말 건네는 이 없는 그곳에서 나 또한 말 건넬 누군가가 없었지만 사람들 사이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혼자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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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냄새 비릿한 어시장의 어수선함이 그리워진다.
여기선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예전의 익숙했던 저 모습들이 이젠 한없이 그리워진다.
6년을 구석에 처박혀 있던 몇 장의 사진들이 그동안 내 머릿속 어딘가에서 잊혀 있던 그때의 기억들을 봄날 아지랑이처럼 모락모락 피어오르게 한다.
역시 사진은 기억을 찍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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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바다와 바람과 그 유채꽃밭들이 너무도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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