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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tures

이 글은 낚시글입니다.

Galveston은 텍사스 동남부쪽의 멕시코만(Gulf of Mexico)에 접하고 있는 길다란 섬입니다.
1900년도에 Great Storm이 와서 섬을 싹 쓸어버리기 전까지는 텍사스의 경제, 정치의 중심이었으나 최고 풍속 135 mph(216km/h)의 강풍을 동반한 허리캐인으로 8만에서 12만명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죽거나 실종된 이후로 육지인 휴스턴(Houston)으로 중요 산업 시설들이 모두 옮겨가  버려서 쇠퇴하게 됩니다.
지금은 예전 번창했던 시절이 남긴 고풍스런 건물들과 해변으로 벌어 들이는 관광수입으로 먹고 사는 관광 도시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게 낚시입니다.

Pentax K 1000, Fujifilm neopan SS


휴스턴 인근에 사는 사람들은 낚시를 하러 많이 갑니다. 해수욕하기엔 한국 서해 바다보다도 더 탁한 물빛 때문에 꺼려지지만 미국 사람들은 별로 아랑곳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비키니 입은 아가씨들이 물놀이 하고 있는게 보입니다.(더 크게 나오도록 찍고 싶었지만 50mm 표준렌즈로 찍어서 아주 조그마하게 나왔습니다. 그렇다고 가까이 바짝 다가가서 찍을 용기는 없구요.이럴때 줌 렌즈가 필요하구나 절실히 깨달았습니다.:자체검열) 하긴 텍사스에서 제대로 해수욕을 하려면 텍사스의 남쪽 끝, 멕시코에 가까운 Padre Island까지 가야하니 좀 탁하긴 하더라도 여기에 넓은 백사장이 있는 바다가 있다는 사실에 감지덕지인지 모릅니다.
이런걸 생각하면, 전국 어디에서나 2시간 정도만 달려가면 아름다운 바다를 만날 수 있는 한국이 좋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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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tax ME Super, Fujufilm-100


이 곳 Gulf coast에서는 새우가 많이 잡힌 답니다. 저 배들이 새우 잡는 배인지는 확인할 길은 없지만 근처에 어시장이 있어서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어시장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그냥 해산물 파는 가게들이 몇개 모여있는 정도)  싱싱한 생선을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Texas 사람들이 먹는 생선의 종류가 몇 가지 안 되다보니 새우 빼고는 별로 살만한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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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tax K 1000, Fujifilm neopan SS


한국에서 즐거먹던 명태,고등어,조기,삼치,오징어...뭐 이런 생선들은 눈 씻고도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생선을 먹는 식생활이 다르기 때문인가 봅니다. 그래도 커다란 대하는 싸고(대략 점보 크기로 머리 붙은 놈이 $4-5 /lb 정도) 싱싱해서 사다가 소금구이해서 먹거나 쩌 먹으면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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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tax K 1000, Fujifilm neopan SS


바닷가라 갈매기들이 무척 많습니다. 그런데 도시에 사는 비둘기들만 사람들 근처를 맴도는 줄 알았는데, 동전 넣고 모이를 뽑는 자판기(?) 옆에 갈매기들이 떠날 줄을 모르고 아예 터를 잡고 사는 모양입니다. 바다에 나가서 물고기를 잡아 먹는건 귀찮다는 듯이 던져주는 모이에 열광하며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저러다 도시 비둘기처럼 뚱뚱해져서 바다에 풍덩 빠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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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tax K 1000, Fujifilm neopan SS


미국에서는 보트가 부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주말이나 여름 휴가 한 철을 즐기기 위해 수십만불짜리 보트를 사서 거의 1년 내내 안 쓰는 동안에도 돈을 들여 정박하고 관리해야 하다보니, 보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삶의 여유가 있다는 의미라고 하더군요. 제가 아는 미국 할아버지 한분도 은퇴후 자기 보트를 타고 세계 일주를 하러 간다고 하는 걸 보면 돈이 들어서 그렇지 멋있긴 멋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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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tax K 1000, Fujifilm neopan SS


이제 해가 저물어 밤이 됩니다. 해가 지고난 바다는 깜깜한 암흑 때문에 보이진 않지만, 보이는 바다 대신 들리는 바다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 이 또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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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tax K 1000



P.S: 원래는 '이 글은 낚시에 대한 글입니다'라고 제목을 지으려다 '이 글은 낚시에 대한 글입니다'가 재미있을 것 같아 본의 아니지 않게 낚시글이 되어 버렸습니다. 혹시라도 낚여서 오신 분들이 계시다면 싱거운 장난 용서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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