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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글 Lv. 2

조갑제옹께서 검찰에 내린 세가지 충고


BBK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발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가운데 자칭 타칭 대한민국 대표 보수 논객이신 조갑제옹께서도 보다 못해 답답하셨는지 검찰에 대해 점잖게 한 말씀하셨습니다.

책상을 "딱"치니까 "억"하고 죽었다는 예전의 발표를 떠오르게 하는 검찰의 이번 발표에 조옹께서는 "검찰 발표에서 누락된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검찰이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보충되어야 할 세가지 쟁점에 대해 충고하신 것입니다.

첫째 명함을 공개한 이장춘 대사를 조사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검찰을 의심할 수 있다.

둘째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후보가 아닌데 검찰이 밝히지 않아서 국민들이 검찰을 의심할 수 있다.

셋째 과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BBK가 이명박 후보 자신이 대표 의사라고 한 것은 검찰말고 이명박 후보가 개인적으로 해명해야 한다.

아래 원문을 읽어보며 알겠지만 검찰조사가 잘못되었다거나 부족하다는 지적이 아니라 국민들의 의심을 사지 않으려면 이렇게 하면 된다라고 너즈시 알려주고 계시는 것입니다. 아마 검찰 발표문에 그냥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주기엔 조금 부족하신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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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http://www.chogabje.com/board/view.asp?C_IDX=20883&C_CC=AZ


아주 그럴듯한 충고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 충고의 목적은 BBK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주체에게 국민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한 행동 강령을 친절히 일러주시는 것 같이 보이는 것은 저만의 착각일까요?

바로 전날인 12월 4일날 "검찰이 아니면 李明博 후보가 밝혀야"라는 글에서 '검찰과 이명박 후보가 도곡동땅에 대한 실소유주를 의도적으로 숨기는 것이라면 부정선거를 획책한 셈이 된다"라고 준엄하게 경고하시던 조옹께서 하루만에 검찰과 이명박 후보가 국민의 의심을 살 우려가 있다라고 보수의 거두답게 넓은 아량으로 친절히 지적해 주시는 자애로운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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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http://www.chogabje.com/board/view.asp?C_IDX=20866&C_CC=AZ



어제는 부정선거를 확책하는 거라고 호통치시다가 오늘은 국민들한테 욕먹지 않을 방법을 친절히 알려주시는 조옹의 모습은 언뜻 보기에는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회창 후보의 혜성과 같은 등장을 단순히 정권욕심에 눈이 먼 구부러진 대쪽의 재도전이 아닌, BBK라는 태풍을 앞에 둔 이명박후보의 보험용으로, 보수세력이 내민 카드라고 본다면 설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 시각은 다음과 같은 조옹의 말씀으로 더욱 설득력을 가지게 됩니다.

대한민국은 憲法파괴가 전공분야인 친북좌파 세력을 몰아내는 데 李明博이란 왼팔을 쓰려고 했다. 이 왼팔은 잔재주는 많고 아주 유능한데 주먹 힘이 약했다. 대한민국은 이 왼팔만으로써는 좀 어렵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다. 확실히 반역세력을 청소하려면 오른 팔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른 팔은 오랫동안 쓰지 않아 무엇을 만들고 손질하는 데는 미숙하나 주먹 힘은 대단하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이 두 팔을 벌린 것이다. 한 손엔 李明博, 다른 손엔 李會昌을 들고 좌파를 사냥할 태세이다.

From: http://www.chogabje.com/shop/shop_viw.asp?sBidx=24

이제 대한민국의 극우 보수세력들은 "불심으로 대동단결"한 것이 아니라 "정권교체를 위해 한마음으로 대동단결"한 것입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라는 등소평이 2007년 대한민국에서 다시 부활한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