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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tures

비오는 텍사스

아직 비가 많은 겨울이 온 것도 아닌데 하루 종일 내내 하늘이 무거웠습니다.
머리 위로 드리운 구름이 당장이라도 비를 뿌릴 것처럼 그렇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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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이 해질녘, 하루 결산 모임을 하는 까마귀떼들도 우울한 하늘이 싫었는지 오늘은 일찍 자리를 떠나 갑니다. "비 온단다 집에 가자~"
아무래도 큰 비가 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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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해가 지고 세찬 비가 옵니다.
낮 동안 낮게 무겁게 드리웠던 그 하늘이 모두 쏟아져 내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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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젖은 세상은 평소 보던 그 풍경이 아닙니다. 축축하게 물에 젖은 세상이 덜 마른 유화처럼 끈적 거리며 흘러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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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마저도 적시는 빗 속에서 신호등이 새빨간 눈을 빛내며 물끄러미 쳐다봅니다.
빨간불을 줄까? 파란불을 줄까?
갑자기 무서워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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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세상을 모두 적셔 버릴 듯 그치지 않습니다.
세상이 녹아 내리려는지 모두 후줄근하게 남루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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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마음도 다 젖어 버리기 전에 어서 집으로 가야 겠습니다.
문을 닫아 걸고 으스스 젖은 가슴을 따뜻하게 말려야 할 것 같습니다.
비오는 텍사스는 우울합니다.
이제 겨울을 준비할 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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