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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글 Lv. 1

휴스턴 한인회장의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캠페인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떠들썩한 가운데 텍사스 휴스턴 한인회 회장 명의로 "우리가 먹고 있는 미 쇠고기 안전성 국내 가족 친인척에게 알리기"라는 제목의 캠페인이 한인 신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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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요약하면
이번 쇠고기 협상을 반미 운동의 기회로 삼으려하는 세력이 유포한 유언비어와 선동에 휩쓸려, 판단력이 부족한 중고등학생들까지 길거리로 나서는 것이 안타까와 한국에 있는 친인척에게 미국 쇠고기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미국 쇠고기는 미국사람은 물론 200만 재미 한인들, 수많은 관광객이 먹고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미국 농무부에서도 안전하다고 이야기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이번 일은 불순세력이 제2의 미선이,효선이 서건으로 발전시키려고  선동하는데, 이것은 한미관계와 재미교포, FTA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막아야 한다.

그래서 휴스턴 교민들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한국정부가 안전성에 대한 불안을 해소시켜서 한미 동맹이 더욱 성숙해 질 수 있게 되길 기원한다.'


한국 사회에 대한 현실 인식은 차지하더라도 "그동안 우리가 먹고 괜찮았으니까 한국 친지들이 먹어도 된다"라는 주장은 미국 쇠고기 수입에 대한 일반 대중의 생각보다는 차라리 정부의 입장과  더욱 유사성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에 살고 있는 대다수의 교포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글의 말미에 "휴스턴 동포"란 단어를 쓰고 "한인회장" 명의로 글이 실려 마치 휴스턴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목소리인 것처럼 보이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글이 휴스턴 한인들의 생각을 대변한다기 보다는 휴스톤 한인회장 개인의 목소리를 "휴스턴 동포"의 허울을 빌어 이야기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욱 정확할 것 같습니다.

언뜻 듣기에 재미 한인회하면 교민들을 대표하는 무슨 거창한 단체인 것 같지만 실상 미국내 많은 한인 단체가 선거에 무관심한 대다수 교포들의 낮은 투표 참가로 출마자 주변인 수의 많고 적음만으로도 당락이 결정되기 쉽고, 해마다 회장이 바뀔때마다 인수인계에 잡음이 끊이지 않는 자리이기 때문에 교포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고 말하긴 힘들다고 봅니다.

무슨 돈으로, 무슨 이유로 한국까지 가서 기자 회견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미국 160여개 지역 한인회를 대표한다는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단"이란 분들이 이야기하는 "미국 동포사회는 미국산 쇠고기를 신뢰하고 있다"란 이야기도 과연 얼마만큼의 진정성을 갖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생업으로 바쁘신 분들이 한꺼번에 일정을 맞춰, 태평양을 건너서 한국까지 가 재미동포들의 의견이라며 기자회견까지 했음에도 미주한인총연합회(http://www.koreanfedus.org) 홈페이지 어디에서도 이런 주장을 찾아 볼 수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재미한인의 목소리를 이야기한다면서 정작 재미한인이 정보를 교환하는 홈페이지에는 일언반구도 없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정부에서는 교민들을 대표하는 의견을 보여준다는 목적으로 이 분들을 내세웠는지 몰라도 그들이 각종 교민단체의 "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의 주장은 개인의 생각에 불과하다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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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한인총연합회 홈페이지(http://www.koreanfedus.org)


더구나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많은 한인 단체장들은 그 대표성이 의심스러울뿐만 아니라, 분명한 한국 교포인 "쇠고기 수입 재협상 실행을 요구하는 미주 한인주부들의 모임"에서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회장단의 기자회견과는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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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외 교포인데도 누구는 안전하다하고, 누구는 안전성을 믿지 못하겠다하는 분열 양상은, 정부가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몇번을 해도 지나치지 않을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안전성을 재확인하는 수고를 하는 대신 그동안 수십년간 쭈욱~ 미국 쇠고기를 먹고 살아온, 생생한 표본(?)들인 미국 교민들의 "개인적인 경험"을 예로 들어 손쉽게 국민들을 얼렁뚱땅 설득해 보려는 어설픈 시도에서 빚어졌다고 보입니다.

하지만 미국에 거주하는 주부들의 커뮤니티인 미즈빌(http://www.mizville.org)에서 실시한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만 봐도 한인 단체 회장들이 한국까지 날아가서 기자 회견을 하며 확신하는 안전성과는 큰 인식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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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http://www.mizville.org/gnu/poll20_result.php


물론 지지 성명을 발표한 한인회장들과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단이 정부의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어용"이라는 증거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한국까지 날아가 성명서를 발표한 한인 단체장 중 이용태 한인의사협회 부회장은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이고 함께 대동했던 이세목 뉴욕 한인회장은 미국 쇠고기에 직접 관련이 있는 식품 유통업자라는 사실을 그 증거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neobrain2004/10031023380) 이들처럼 자신과 어떤 식으로든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에 대한 주장을 미국산 쇠고기 안전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의 근거로 받아 들일 수는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더구나 그들 주장이 대표성마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신뢰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면에 미즈빌을 통해 드러나는 많은 한인 주부들의 인식과 애틀랜타 라디오 코리아의 청취자가 지적한 것처럼, 재미 영사관이 필요할때마다 한인단체들의 지지를 부탁했다는 이야기는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일상적인 경험으로 인정할 수 있는 이야기들 입니다.


한인단체장들의 대표성을 지적하는 아틀란타 교포의 목소리

결국 자신들이 확보해야 할 국민 보건과 불안 해소의 책임을 어리버리 미국 교민들의 목소리를 빌어 무마해 보려하는 정부의 시도는 미국 교민들이 한가지 사실에 대해 두가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처럼 분열을 조장하고 또 대표성을 인정하기 힘든 무슨 무슨 한인회장 명의의 성명 역시 한국 국민과 해외에 거주하는 교포들간의 반목을 조장할 우려가 있습니다.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려는 근본적인 노력 대신 이렇게 또 다른 반목과 분열을 불러 오는 정부의 얇팍한 시도는 5,000만 국민들을 보살펴야 하는 대한민국 정부가 아닌 대한미국 정부나 하는 짓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중단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