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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tures

동네 공원 산책

처음 미국, 정확히 말해서 Texas에 와서 놀란 것 중에 하나는 여기 저기 셀 수 없이 많은 공원이었다. 이 곳은 인구 7만밖에 안되는 조그만 도시인데도 왠 공원이 이리 많은지...몇년을 살고도 이 동네 공원을 다 가보지 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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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tax ME-Super,Fuji Neopan SS 100


그리고 또 하나 놀랍게 생각했던 것은 인공적인 시설은 벤치와 아이들 놀이터, 그리고 바베큐 그릴 정도로만 하고 그냥 예전부터 있던 숲에 산책길을 내서 숲속을 걷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공원의 자연스러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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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tax ME-Super,Fuji Neopan SS 100


휴스턴 같은 대도시에도 울창한 숲이 우거진 공원들이 도시 곳곳에 있는 걸 보면, 산을 파헤쳐 아파트를 짓고 나서 비로소 남는 땅에 다시 나무와 잔디를 심어 공원을 만드는 한국이 떠올라 부럽기만 하다. 처음 시작과 그 동안의 과정을 덮어 놓고 현재 미국인들이 누리고 있는 유형 무형의 풍요로움만 보면 어떨땐 부럽다 못해 질투가 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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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tax ME-Super,Fuji Neopan SS 100


하지만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나라는 지구에 빨대를 꽂고 끝없이 꼴딱꼴딱 수액을 빨아 먹는 영양 과다의 비만한 성인병 환자 같다는 생각.
배기량 4.6 Liter Ford  Truck을 가장 사랑하는 이 나라 사람들은 전세계 산유량의 40%를 가져다 쓰고도 모자라 산유국과 전쟁을 일으키고 재활용이나 분리 수거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고 일회용품을 마음껏 쓰며 God bless America를 부르짖는다.
언젠가 지구는 이 나라에 모든 것을 빨려 버리고 쪼그라진 건포도처럼 말라버리지나 않을까? 두려운 생각이 든다. 부자가 자기 돈 쓰는 것을 보고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지만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최소한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 안에서의 역할에 대한 책임과 의무감 정도는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 존경받는 부자의 모습인 것처럼 이 나라도 그냥 힘센 미국이 아니라 존경받는 미국으로 보여질 수 있으면 좋겠다. 그것이 이 나라 사람뿐만이 아니라 온 세계가 다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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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tax ME-Super,Fuji Neopan SS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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