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타에서 만난 공포의 블루스크린
그동안 비스타 Home Premium 64X SP2가 깔린 랩탑을 잘 써왔는데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어제 아침부터 시도 때도 없이 공포의 블루 스크린을 띄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의 경험과 아는 지식을 동원해 일요일 하루 종일을 매달려 낑낑 거렸지만 무슨 "블루의 저주"라도 단단히 씌었는지 도무지 해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새로 프로그램을 인스톨 한 것도 없고 드라이버나 하드웨어를 바꾼 것도 아니고 윈도우즈는 수동으로 업데이트 하게 해 두었기 때문에, "자도 났더니 유명해 진 것이 아니라 저절로 고장이 났더라" 라고 밖에 할 말이 없었습니다.
비스타에서 만난 공포의 블루 스크린
혼자 하루 종일을 씨름하다 결국 HP 고객센터에 연락을 했지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2시간동안 통화하는 중에 상담원이 컴퓨터에 대해 그리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 메뉴얼만을 따른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이메일로 날아온 무상 수리 신청서에 고장 내용을 "LCD 이상"이라고 적어 놓은 것을 보고는 허탈한 헛웃음만 났습니다. 블루 스크린을 LCD 이상과 연결 시키는 HP 고객센터 상담원의 센스가 참 어이없기만 합니다.
윈도우 95의 블루 스크린
윈도우 95시절부터 수도 없이 접해 본 블루 스크린이지만 윈도우 7이 나오기 전까지는 최신이라는 비스타 서비스팩2에서 또 접하고 보니 감회가 새롭기도 합니다.
돌이켜 보면 윈도우 95를 쓰던 시절에는 블루 스크린이 떠도 그냥 좀 심한 에러 메시지가 떴구나 하는 정도로 담담히 받아 들였던 것 같습니다. 에러 메시지도 지금의 비스타나 XP처럼 에러가난 드라이버나 메모리 주소가 상세하게 나오는게 아니라 그림처럼 그냥 "에러다! 맘대로 해라~"라는 투이었던 걸 보면 마이크로 소프트도 뭐 늘상 있는 일이니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은 더 자세해 진 윈도우 98의 블루 스크린
그러던 것이 윈도우 98에 와서는 에러 메시지가 조금 더 구체화 되기는 했지만 일반인으로는 이걸 보고 뭐가 이상인지 판단하고 대응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 여서 이 역시도 그냥 리부팅 하라는 메시지 정도밖에 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98까지만 해도 블루 스크린을 보는 것이 워낙 잦은 일이라 그리 심각하게 여겨 지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XP의 좀 더 자세한... 하지만 알아 보기 힘들기는 마찬가지인 블루 스크린
그러던 것이 마이크로 소프트가 내놓은 불세출의 OS인 XP가 나오고 나서는 블루 스크린에 대한 이미지가 한단계 격상되었던 것 같습니다. 98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OS인 덕분에 XP에서 블루 스크린을 마주 한다는 것은 대낮에 칼 든 노상 강도가 불쑥 내 앞에 나타나는 것처럼 당황스러우면서도 낯선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간만에 만나는 XP의 블루 스크린에는, 98에서 처럼 막연히 "그냥 리부팅~ 하거라"하는 도사님의 선문답같은 의 황당한 수준에서 진보해 문제를 일으킨 드라이버나 파일이 표시되기도 해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오락실 게임기도 블루~
이런 과정을 겪으며 경험으로 터득한 블루 스크린을 만났을때의 대처 방법을 소개하면 먼저 블루 스크린이 떴을때 그냥 냅다 Ctrl-Alt-Del을 누르지 말고 화면에 뜬 에러 메시지나 파일 이름을 잘 보아 두었다가 검색을 통해 원인을 찾아 어떤 프로그램이나 드라이버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확인하고 안전 모드로 부팅해서 해당 프로그램을 삭제 해 주거나 마이크로 소프트의 Hotfix 설치로 간단히 해결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서울 지하철에도 블루~
에러 메시지에 아무런 단서가 없다면 그 다음으로 생각해 볼 일은 최근 새로 인스톨한 프로그램이나 추가한 하드웨어를 의심해 보는 것입니다. 특히 경험상 노턴 계열의 보안 프로그램은 다른 프로그램들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아 새로 프로그램을 인스톨하고 블루 스크린이 뜬다면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의심되는 프로그램이나 드라이버를 삭제하는 걸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 고려해 볼 방법은 윈도우에서 제공하는 시스템 복구 기능을 이용해서 잘 돌아가던 시점으로 시스템을 되돌리는 것입니다. 뭐가 원인인지 모르더라고 시스템을 되돌리면 대부분의 블루 스크린 문제는 해결이 됩니다.
올림픽이라고 해서 블루 스크린이 봐 주지 않습니다. 2008 북경 올림픽 개막식의 숨은 주역 블루 스크린
이 정도까지 성의를 보였는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제는 하드웨어 적인 문제를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블루 스크린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하드웨어적인 문제는 하드디스크의 배드 섹터가 하필 중요한 시스템 파일에서 생겼다거나 MFT같은 하드 디스크 파일 시스템에 오류가 생긴 경우, 또는 메모리에 문제가 생긴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 랩탑이 가끔씩 무작위로 블루 스크린을 띄우고 다운되서 분해해 보았더니 메모리 하나가 살짝 빠져서 접촉 불량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던 경우도 있습니다.
가끔은 드물게 메인보드에 문제가 생겨 블루 스크린을 만나게 되기도 하는데 이 정도까지 되면 고쳐보려고 끙끙대는 것 보다 맘 편하게 고객센터를 찾아 가는 것이 마음 편합니다.
한참 열기가 고조된 콘서트 중에 나타난 마소의 저주~
그외의 어제까지 친하게 지내던 하드웨어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갑자기 서로 반목하고 갈등해서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면(그걸 어찌 알 수 있을까요?) 고객 센터를 찾기 전에 컴퓨터를 Hard Reset 시켜 보는 것이 좋습니다.
"Hard Reset"이라고 하니 뭔가 거창한 것 같지만 컴퓨터에 남아있을 수 있는 전류를 방전시키는 아주 간단한 일입니다. 먼저 전원 스위치를 눌러 컴퓨터를 끈 다음 컨센트를 뽑고 케이블을 본체에서 제거하고 랩탑은 배터리까지 뽑은 후에 컴퓨터의 전원 스위치를 지그시 1분 정도 누르고 있기만 하면 됩니다.
윈도우가 들어가는 곳은 어디에나 블루 스크린이 있다. 삼성폰 마져도...
랩탑의 터치패드가 갑자기 작동이 안 된다거나 USB포트가 작동을 안는다거나 사소한 문제들도 Hard Reset으로 해결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억해 두면 유용하게 쓸 일이 쓸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 모든 방법이 실패할 경우 최후의 방법으로 Low level 포멧부터 다시 하고 OS를 새로 설치하거나 컴퓨터에 딸려오는 복구 디스크를 이용해 공장 출하 상태로 되돌리는 방법이 있지만 고스트 등으로 이미지를 떠 둔 경우가 아니라면 새로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자신이 사용하던 환경으로 만들기가지 걸리는 시간 손실을 감수해야 합니다.
블루 스크린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아무튼 마우스 포인터만 움직이면 불루 스크린을 띄워대던 제 랩탑은 위에 열거한 모든 방법으로도 해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드 디스크 체크에서 파일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나온 걸 보고는 아무래도 하드 디스크를 교체해야 할 듯 싶어 다 포기하고 HP에서 고객 서비스용 박스가 오기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한국 같으면 당장 들고 고객센터로 뛰어 가겠지만 반송용 박스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포장해서 보내고 다시 수리해서 택배로 되돌아 오기를 기다려야 하니 참 답답한 노릇입니다.
일요일 하루를 꼬박 날리게 한 블루 스크린... 이제 다시는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림 출처:
http://www.walyou.com/blog/2008/08/19/worldwide-places-hit-by-the-blue-screen-of-death/
http://www.miguelcarrasco.net/miguelcarrasco/2006/10/blue_screen_of_.html
http://www.techmynd.com/50-plus-blue-screen-of-death-displays-in-publ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