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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한 좋은 먹거리 고민


정신없이 바쁜 현대인의 생활 속에서 과거처럼 텃밭에서 기른 야채와 장터에서 사 온 신선한 재료만으로 식사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다보니 가공식품이나 이미 조리된 완제품을 사서 식사를 차린다거나 오랜만의 외식이 아닌 한끼를 해결하기 위해 식당을 찾는 일이 일상화 되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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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청주시 농업 기술 센터(http://cheongjuatc.go.kr)


이런 간편한 한끼 식사 속에 들어 있는 화학 첨가물들의 유해성은 간편함에 묻혀 쉽게 간과되거나 혹은 알더라도 바쁜 생활탓에 피해 갈 수 없는게 오늘날 우리네 생활의 모습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도 모르고 열심히(?) 먹어 주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그 화학 첨가물에 대해 알고 먹는게 그나마 조금이라도 섭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자라나는 내 아이를 생각한다면 알면서도 먹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도리어 정신 건강에 더 해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풀무원에서 운영하는 바른먹거리교실(http://www.goodfood.or.kr)을 보면 바른 먹거리에 대한 많은 정보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사람은 하루 평균 2.5kg의 음식과 음료를 섭취하고 1년이면 1톤에 해당하는 양"이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한끼 식사는 얼마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1년이면 트럭 한대 분량이라니...더구나 한끼를 해결하기 위해 먹는 인스턴트 가공 식품안에 들어 있을 화학첨가물의 양은 얼마 안된다고 무시할 수 있지만 그것을 다 모아 놓은 1톤 트럭 한대 분량의 음식속에 화학 첨가물은...거의 4kg이나 된다니 결코 무시할만한 양이 아닐 것 같습니다. 죽을 때까지 70년을 먹는다면?  280kg이나 됩니다.

물론 사용이 허가된 식품 첨가물들은 건강에 이상이 없는 한도내에 1일 허용섭취량이 정해져 있고 정상적으로 생산된 식품이라면 이 허용치를 만족하도록 첨가돼 있지만 문제는 이런 여러가지 첨가물들을 혼합해서 지속적으로 섭취했을때 인체에 어떤 영향이 생길지는 정확히 모른다는 점입니다. 실험용 쥐가 아닌 사람을 대상으로 몇년씩 여러가지 화학 첨가물을 섞어 먹여 가며 실험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특히 아이들은 어른보다 체중이 덜 나가기 때문에 허용치내의 첨가물이 든 식품이라도 라면이나 과자, 이런 저런 군것질 꺼리들을 함께 먹다보면 어른보다 쉽게 1일 허용섭취량을 초과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이런 화학 첨가물이 든 음식은 아토피성 체질이 되는 요인중에 하나로 작용한다고 하니 아토피음식을 피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식품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밤새 잠을 자지 못하고 괴로와 하며 온 몸을 긁어대는 아이를 둔 부모라면 누구보다 바른 먹거리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할 것입니다.

더구나 「사람에게 필요한 각종 영양소가 부족하거나 화학적 식품 첨가물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감정을 제어하여 정서적 안정을 유지하고 표현을 주관하는 뇌의 기능에 장애가 일어나 궁극적으로 인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하는 걸 보면 화학첨가물이 많이 든 가공식품들이 아이들의 육체적인 건강뿐만이 아니라 정말 정신적인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합니다.

얼마전 썼던 "2007/12/30 - 왜 유기농 가공 식품은 맛이 없을까요?"에서 일반 육포와 유기농 육포의 구성 성분을 간단하게 비교해 보았는데 그 내용을 알고는 비단 화학첨가물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여러가지 이유로 아이들에게 권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 첫번째 이유는 당연히 오랫동안, 많은 양을 섭취할때 결코 몸에 좋을 수 없는 화학 첨가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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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육포와 일반 육포의 재료 구성 비교


육포만 보더라도 유기농 육포에는 당연히 들어가야 하는 천연 재료만 사용해서 맛을 냈다면 일반 육포는 소고기, 물,설탕, 소금, 과당, 간장 같은 당연한 재료 이외에도 글루타민산 나트륨(Monosodium Glutamate), 말토덱스트린(Maltodextrin), 에리소르빈산 나트륨(Sodium Erythorbate), 아질산 나트륨(Sodium Nitrite) 같은 무엇때문에 쓰였는지 알기 쉽지 않은 어려운 이름의 화학 첨가물들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그 중에 우리가 MSG라고 줄여 부르는 글루타민산나트륨(MonoSodium Glutamate)은 미원이라는 상품명으로 발매되었다가 고유명사가 될만큼 현대인의 식단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필수불가결한 대표적인 첨가물이 되었습니다. 중국식당에서 음식을 먹은 손님들이 호소하는 두통, 무력감, 어지럼증등의 원인이 MSG라고 해서 중국집 신드롬(Chinese Restaurant Syndrome)이라는 의학 용어가 생길 만큼 많은 부작용 논란이 있는 첨가물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요즘은 MSG를 사용하는 식당이 꼭 중국식당만이 아니라는 점때문에 MSG symptom complex 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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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어 보이는 이 짬뽕에 풍부한(?) MSG가?! (이미지 출처: From: http://www.rhea.pe.kr/RSS/6)


제 경우에도, 특별히 민감한 체질은 아닌 것 같은데도 중국집의 얼큰한 짬뽕을 먹고 난 후 목이 마르고 머리가 아팠던 기억이 있었던 걸 생각하면 이름 하나는 제대로 붙인 것 같습니다. 여담이지만 의학용어가 이렇게 쉬웠으면 얼마나 이해하기 편할까요?

심지어 음료수에까지 들어 가는 MSG는, 뇌하수체에 나쁜 영향을 주고 인체내의 대사 과정 중에 칼슘을 소모하기 때문에 특히 칼슘이 많이 필요한 성장기의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좋지 않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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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내에 필요한 수분과 전해질 뿐만 아니라 좋은 식생활로 차칫 부족하기 쉬운(?) MSG도 보충해 주는 포카리스웨트


또 한국에서는 육가공 식품의 포장에 흔히 발색제라고 표시되는 아질산나트륨(Sodium Nitrite)은 육류의 신선한 선분홍 색깔을 내는 발색제이지만 동시에 변질을 방지하기 위한 방부제라는 사실은 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무방부제, 무보존제를 표방하는 육가공식품들 중에도 당당히 들어 있습니다. 물론 제조 업체에서는 식약청의 식품첨가물 공전법에 아질산나트륨은 발색제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에 방무제가 아니라 발색제라고 항변하지만 방부제 역활을 한다는 사실만은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아질산나트륨은 아이들에게 소아천식,빈혈, 구토등을 일으킬 수 있고 발암물질이라는 논란까지 있기 때문에 MSG보다 조금 더 심각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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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192075


아이들에게 인스턴트 가공식품을 권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아이들의 입맛이 변할 수 있다는데에 있습니다. 어린 시절 잘못 들인 식습관이 평생 간다는 점 때문에 이 또한 중요한 문제입니다.
유기농 육포가 훨씬 좋은 재료를 써서 만들어 졌는데도 불구하고 입안에서 쫄깃거리는 씹는 맛이 부족하고 감칠맛이 적게 느껴지는 것은 역설적으로 이미 여러가지 화학첨가물을 사용한 일반 육포에 입맛이 길들여져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처음 육포를 만들어 냈을때의 식감이나 맛은 지금의 유기농 육포와 비슷했을 것이지만 더 좋은 맛, 더 오랜 보관을 위해 첨가된 여러 화학 첨가물 덕에 우리가 알고 있는  육포의 맛은 실제보다 많이 부풀려져 있는 것입니다.

마치 미원을 한 숟가락 넉넉히(?) 넣고 나서야 비로소 평소 먹던 맛이 나던 오래전 학교앞 식당의 된장찌게처럼 말입니다. 평소 MSG가 듬뿍 들어간 된장에 입맛이 길들여지다 보니 그 맛이 맛있는 된장찌게였던 것이고 MSG가 덜 들어간 된장찌게는 도리어 맛이 이상했던 겁니다.
 
이렇게 화학 첨가물들에 길들여진 우리의 혀는 심할 경우 단맛,신맛,짠맛, 매운 맛 같은 기본적인 맛들에 무디어져 그 맛들을 제대로 구분할 수 없게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맛을 느끼기 위해 더욱 자극적인 맛을 찾게 되서 더 맵고, 더 짠 음식을 선호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겠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이런 입맛의 변화는 평생을 두고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어른의 경우보다 더욱 심각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변에 건강상의 이유로 조미료를 덜 쓴 유기농 식단으로 식사를 하시는 분은 조미료를 덜 쓴 음식으로 식사를 하다보면 처음에는 맛이 없지만 조금만 지나면 재료 각각의 오묘한 맛을 느낄 수 있게 된다고 이야기 하십니다. 조미료와 기타 첨가물을 멀리 하다보면 원래의 미각이 살아나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몸에 좋다고 어린아이에게 어른과 같은 유기농 식단을 권해봐야 좋아 할 리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좋은 음식을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가 추가적인 고민이 됩니다. 그래서 어린이를 위한 좋은 먹거리를 준비하는 일은 더욱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웰빙의 열풍덕에 몸에 좋은 식품, 유기농 식품이 유행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건강에 좋다는 이유만으로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이 책정된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제는 무조건 좋다는게 좋을거라는 무조건적인 믿음보다는 해롭다는 식품은 왜 몸에 해로운지, 몸에 좋다는 식품은 왜 좋은지를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는 지혜까지 요구되는 세상이 되었나 봅니다. 바쁜 세상 살이에 먹는 것까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골치 아프기도 하지만 자신의 건강을,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번거롭더라도 바른 먹거리에 대한 정보를 찾아 공부하고, 조금 더 부지런해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참고 자료

1. 풀무원: 바른 먹거리 교실(http://www.goodfood.or.kr)
2. 2007/12/30 - 왜 유기농 가공 식품은 맛이 없을까요?
3. CJ, 제품에 방부제 사용하고 '안썼다' 표기